아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는 루돌프 제르킨
#BEETHOVEN
Fantasia for Piano, Chorus and Orchestra in C minor op. 80 "Choral Fantasy"
베토벤이 남긴 필생의 역작,
달리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최대의 걸작은 교향곡 9번 합창이다.
그런데 합창, 즉 ‘choral’라는 제목의
곡이 베토벤의 작품 중엔 또 하나가 있다.
그야말로 클래식 음악의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는 곡인데
피아노, 오케스트라, 그리고
합창단까지 죄다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이름하여 ‘합창 환상곡’,
정식명칭은 ‘피아노와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환상곡’이란 이름의 곡이다.
우선 이 곡을 이야기하기 앞서 9번 교향곡에 대한 이야길 좀 하자면
베토벤은 9번 교향곡을 완성한 후 3년 만에 사망하였다. 그의
나이 54세 때에 작곡하고 57세에 사망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곡은 베토벤이 이미 젊은 시절부터 꽤 오랜 세월에 걸쳐 고심과 고심을
거듭하여 작곡을 구상하였다.
바로 이 합창 환상곡이 그 구상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베토벤은 당시의 음악적 고정관념에서
한참은 벗어난 파격적인 시도를 하기에 이르는
바로 관현악과 합창을 더한 것이었다.
베토벤의 생애를 다룬 몇몇 영화에서도 이
부분이 나오지만 이는 당시로선 엄청난 충격이며 파격이었다.
그리고 베토벤은 합창 환상곡을 통해 훗날 필생의 역작으로 남게 될
합창 교향곡의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다.
곡의 피아노 파트를 들어보면 잘 알 수 있다.
바로 교향곡 9번의 4악장, 환희의 송가를 부르는 장면을
피아노로 멋들어지게 연주하고 있다.
즉, 한 대의 피아노가 독주를 하고 또 그 뒤엔 오케스트라가 받쳐주면서
하나의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데 성공하고 그
뒤를 이어 또 사람의 목소리가 떼로 웅장하게 외치면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그가 이 곡을 작곡하였을 당시 38세였다.
그리고 그 후 16년의 세월이 흘러서야 대작 9번 교향곡이 드디어 완성된 것이다.
이것저것 떼로 다 때려 넣고 단악장으로 구성된 곡이라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지만 적어도
삼중협주곡보다는 듣기 좋은 느낌이다.
게다가 9번 교향곡의 합창부분을 피아노로도 들을 수 있고
합창으로도 들을 수 있으니 친숙해지기도 쉽고....
단악장이지만 3부로 되어 있다.
1부는 피아노 독주, 2부는 피아노 협주,
그리고 3부는 여기에 합창까지 가세하여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꽤 많은 음반들이 있다.
리히터-잔데를링, 제르킨-번스타인, 폴리니-아바도, 브렌델-하이팅크,
그리고 21세기 이후에 나온 음반
중엔 그뤼모-살로넨의 음반이 있다.
소개하는 음반은 제르킨-쿠벨릭의 음반이다.
제르킨은 다른 곡도 물론 마찬가지였지만
특히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에 관해선
도가 틀대로 튼 사람 중의 하나였다. 너무도 많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의 음반,
특히 5번 ‘황제’에 있어서 제르킨의 음반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제르킨의 톡톡 쏘는 듯한 명쾌한 터치의 감각과 함께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합창의 하모니를 느껴보시기 바란다.
Rudolf Serkin piano Rafael Kubelik (conductor) 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Chor des Bazerischen Rundfunks 녹음: 1977/10/30 Stereo, Analog 장소: Herkulessaal der Münchner Resid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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