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별과 그린 라이프
7월초에 핀 꽃 - 싱그러운 아침 이슬을 맞은 능소화 본문
언젠가 부터 능소화의 꽃가루는 눈에 해롭다는 이야기가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전해져 어린이집 근처에 심어져 있는 능소화가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이는 능소화를 노래한 많은 시에서도 나타나고 특히 능소화 라는 소설에서 절정을 이루지만 능소화 꽃가루는 바람에 날리는 풍매화가 아닌 충매화이고 아주 미세하여 눈에 들어갈 일도 없지만 혹여나 들어간다 해도 눈에 해를 끼치지 않으니 맘 놓고 심어놓고 감상해도 좋다.
능소화를 노래한 시인을 찾아보니 무려 61인의 시인들이 시를 썼다. 그만큼 시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능소화가 좋아 가꾸어 감상하는 국민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여기에 몇 편의 시를 옮겨본다.
능소화를 노래한 시인들 (61인)
강봉환, 강세화, 강태민, 고은영, 고제웅, 권천학, 권혁진, 김낙필, 김명인, 김선우, 김소해,
김순남, 김승기, 김신오, 김연옥, 김옥자, 김윤자, 김윤철, 김재명, 김종태, 나태주, 목필균,
박광순, 박병식, 반기룡, 산오자, 송기원, 송연우, 신동일, 신용길, 신순애, 신형식, 안수동,
안용민, 양전형, 오보영, 오세영, 오승희, 원영래, 유수연, 유응교, 윤인환, 이명희, 이원규,
이재관, 이정선, 이정자, 이창화, 이해인, 이향아, 임웅수, 장미숙, 정광덕, 정영숙, 정윤칠,
정주연, 조재선, 진명희, 최범영, 한현수, 홍해리...
능소화 / 권혁진 초여름 곱고 고운 黃桃(황도)빛 화사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담장 위에 피어난 그대 구중궁궐의 소화라는 궁녀 그대가 빈이 됨으로 주변의 시샘이 있어 외진 궁궐로 밀려나니 기다림에 지친 궁녀는 마침내 상사병에 걸려 어느 여름날 숨을 거두고 담장에 초라하게 묻히니 그리운 님을 찾는 넋이 예쁜 꽃으로 피어났네! 임금님을 사모하는 그리움에 담장 밖을 멀리 보려고 목을 길게 빼고 올라와 매혹의 자태 뽐내고 있구나.
능소화 / 이원규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화무십일홍
비웃으며
두루 안녕하신 세상이여
내내 핏발이 선
나의 눈총을 받으시라
오래 바라보다
손으로 만지다가
꽃가루를 묻히는 순간
두 눈이 멀어버리는
사랑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기다리지 않아도
기어코 올 것은 오는구나
주황색 비상등을 켜고
송이송이 사이렌을 울리며
하늘마저 능멸하는
슬픔이라면
저 능소화만큼은 돼야지
능소화 / 신순애
연주황 입술 연지
누구를 홀리려나
고사목 제쳐두고
혈관이 박동하는
생명의 선율따라
욕심 채워 오르네.
행여나 놓칠세라
저토록 부여안고
능청의 소치여서
능소화라 부를까
가득 찬 독기를 품고도
태연하다 저 얼굴.
꽃.27 - 능소화 / 박광순
저 하늘 가득한 슬픔
빗물 되어 흘러내리면
적은 욕망에 몸서리치며
가녀린 몸을 세우는
처절한 삶의 투쟁
부실한 몸통
제 발로 걸어가긴 그래
이리 기대고 저리 부축 받아
피눈물 한 고비마다
터지는 망울들
사라져 가버린 날에
빛처럼 남기는 섬광
한 울타리 속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부처님 손바닥 신세
또 하루가 간다
능소화 연가 / 이해인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당싱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나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능소화 / 신동일
남한산성 한 곁에 드리워진 넌
세속을 초월하고 마음을 비웠구나
청포도 주절 주절 열리던
7월이면 절정을 이루고
만인을 유혹하는 너
너의 연분홍 얼굴은
당대 일색이던 황진이의 홍안에 비하랴
가지마다 의지하고 기어오르니
담쟁이와 같은 종류인가.
그 보다 실가지 주욱 드리워진 자태가
능수버들 같은 넌
향기마저 그윽하기에
지나는 객들은 넋을 잃고 갈 길 몰라하더라
능 소 화 / 정광덕
한많은 기다림에 가슴알이 꽃이어라
하룻밤 화촉밝혀 한생을 피웠으니
등걸이 꽃꽃마다 님그리운 얼굴이네
구름에 해넣은듯 진분홍 꽃이어라
그리움 다져다져 상처내어 핏빛인가
못다한 저린한을 붉은물로 풀어냈나
바람에 떨어지니 네모습 처량하다
낙화된 그모습도 젊은꽃 그대로니
요절한 그녀모습 다시본듯 애접워라
꿈 속에 능소화가
-대상 리비도에 대해서 / 유수연
나는 능소화로 나무 가지를 감아 오르고 있었지. 나는 내가 그 나무에 핀 꽃인 줄 알았어. 나는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나무의 우듬지까지 한 몸인 듯 감아 올라가 피어 있었지.
나무의 눈은 먼 곳의 산과 하늘의 구름을 읽을 줄 알아 언제 비가 올 지 말해주곤 했네. 그의 목소리는 보이지 않는 음색으로 가득 했네. 비가 오면 땅 속에서조차 내 뿌리로 그를 감고 있었는데 왠지 그 길의 내력(來歷)을 나는 알 수 없었네. 어디선가 날아온 길모퉁이 각진 돌멩이. 명치께에 피가 고였네.
(나무 위에 붉게 피어 있는 것은 내가 아닐지도 몰라 아래 뿌리를 내려다보고 저 이제 그만 가야 할까봐요 말한 것 같기도 하고 눈물이 나요 말했던 것 같기도 한데. 난 네 몸 아니야 나무의 보이지 않는 음색. 생과 주검 그 간격만큼 나를 밀어내고)
저녁의 능소화 낯빛 붉게 흔들리고 있었지. 그때
능소화 / 산오자
더위 먹고서야
어벙하게 가슴을 여는 꽃
장대비와 새우비를 피해
처마 밑의 벽이나
나무 등걸을 타다
정작 높이 올라서는
비 맞고 피어나는 꽃
우리 집 마당에 능소화가 져서
바람에 날리며 딍군다
세월 가면 그녀도
능소화 향기로 색깔로
내 방문 앞에 보고픔에 날리어
오랜 그리움으로 서성일까
능소화 / 김선우
꽃 피우기 좋은 계절 앙다물어 보내놓고 당신이나 나나 참 왜 이리 더디 늙는지 독하기로는 당신이 나보다 더한 셈 꽃시절 지날 동안 당신은 깊이 깊이 대궁 속으로만 찾아들어 나팔관 지나고 자궁을 거슬러 당신이 태어나지 않을 운명을 찾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어머니를 죽이러 우주 어딘가 시간을 삼킨 구멍을 찾아가다 그러다 염천을 딱! 만난 것인데 이글거리는 밀랍 같은, 끓는 용암 같은, 염천을 능멸하며 붉은 웃음 퍼올려 몸 풀고 꽃술 달고 쟁쟁한 열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한 凌 야 凌 야, 모루에 올려진 시뻘건 쇳덩어리 찌챙찌챙 두드려 소리를 깨우고 갓 깨워놓은 소리가 하늘을 태울라 찌챙찌챙 담그고 두드려 울음을 잡는 장이처럼이야 쇠의 호흡 따라 뭉친 소리 풀어주고 성근 소리 묶어주며 깨워놓은 소리 다듬어내는 장이처럼 이야 아니되어도 凌 야 凌 야, 염천을 능멸하며 제 몸의 소리 스스로 깨뜨려 고수레― 던져올리는 사잣밥처럼 뭉텅뭉텅 햇살 베어 선연한 주홍빛 속내로만 오는 꽃대궁 속 나팔관을 지나고 자궁을 가로질러 우주 어딘가 시간을 삼킨 구멍을 찾아가는 당신 타는 울음 들어낼 귀가 딱 한순간은 어두운 내게도 오는 법, 덩굴 마디마다 못을 치며 당신이 염천 아래 자꾸만 아기 울음소리로 번져갈 때 나는 듣고 있었던 거라 향기마저 봉인하여 끌어안고 꽃받침 째 툭, 툭, 떨어져 내리는 붉디붉은 징소리를 듣고 있었던 거라
능소화 / 김윤자
어머니, 지금
일흔 세 개 생명의 촛대 들고
능소화 허릿길 휘휘 돌아
하늘로 오르신다.
가슴에 또아리 튼 몹쓸 병마는
하나씩, 둘씩 빛을 지우고
여름이 지는 날, 한줌 소나기에
부서지는 잿빛 희망
흙마당에 덩그러니 누워
채 눈감지 못한 저 눈부신 슬픔
시린 세월, 눈먼 꼭둑각시로
사랑의 독항아리
씨물까지 다 퍼주고
바싹 마른 우렁이 껍질, 빈몸
어머니,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못하여
연황빛 고운 입술
하늘 이슬로 목축이시며
삭은 나무 등을 빌어 오르시더니
하룻밤 찬비에
저리도 쉬이 으스러지실까.
한 많은 능소화 / 김연옥
고독이 안개처럼 출렁이는 담장위에
꽃 등처럼 달려있는
적황색 능소화
맑은 하늘 안고
님 찾아 오는 날 위해
늘 기도하는 모습,
햇빛과 바람속에
말리는 젖은 마음
기다림의 세월속에
줄기마다 뿌리같은 덩쿨,
높은 담장 위 까지
칭칭 감은 서글픈 미소
비 바람이 부는 날
적황색 치맛자락 뒤집어쓰고
시들지 않은 채
뛰어내리는 우아한 삶
그리움과 눈물이
차곡 차곡 한으로 쌓인,
아름다운 독을 품은
한 많은 능소화
능소화 편지 /이향아
등잔불 켜지듯이 능소화는 피고
꽃지는 그늘에서
꽃 빛깔이 고와서 울던 친구는 가고 없다
우기지 말 것을
싸웠어도 내가 먼저 말을 걸 것을
여름이 익어갈수록 후회가 깊어
장마 빗소리는 능소화 울타리 아래
연기처럼 자욱하다
텃밭의 상추 아욱 녹아 버리고
떨어진 꽃 빛깔도 희미해지겠구나
탈없이 살고 있는지 몰라
여름 그늘 울울한데
능소화 필 때마다 어김없이 그는 오고
흘러가면 그뿐 돌아오지 않는단 말
강물이야 그러겠지
나는 믿지 않는다
능소화 / 조재선
돌담을 감아 오른 능소화
한낮의 열기에 턱 괴고 요염을 떨더니
어느 날 임 떠나는 소리에
화들짝 돌담 위로 고개를 치켜든다.
어디 즈음 가고 있을까
그 뒤태라도 남기고 싶어
가느다란 모가지 쭉쭉 내밀고
미쳐버린 아낙처럼
돌담을 따라 줄기차게 기어오른다.
이렇게 쉬이 떠날 임이거든
이렇게 흔적없이 떠날 임이거든
내 속속들이 베어 있는
짙은 살 냄새도 깨끗이 씻고 가련만
다가올 장마 빗속에 홀로 살갗 찢어 씻으라
이리 말없이 떠나는가
돌담 위에 창백히 쓰러진 나를
무심한 내 님아..
한 번만이라도 돌아보고 가려무나
구중궁궐 어린 후궁 버리듯
송두리째 나를 무너뜨리고 가는가
숨 막히는 여름이 다 가기 전
나는 피고 또 피어 돌담 위에 기다릴 테니
가는 길이 혹여 녹녹치 않거든
아무 거리낌 없이 슬픈 눈빛만 안고
바람처럼 달려오소서
길고 긴 여름 해가 나를 녹여
내 생각과 의지도 다 타버릴까 두려우니
정오의 해가 머리 위에 앉아 희롱하거든
지체 말고 돌아오소서, 돌아오소서
능소화 / 고제웅
계집들이
바람이 나
화냥기 가득
담도 나무도 휘감아 올라
속살을 내밀고 웃고있다
탱탱한 육체미
뇌살되는 아득한 벼랑
뙤얏볕 여름이 식고 있다
능소화 / 이재관
산동네 누이는 머리를 자주 감는다
뚝뚝 물 흘리며 화실로 뛰어 들어간다
억척스러운 단내가 좋아
나는 고시방을 떠나지 못했고
뿌리까지 태울까
가파른 골목 계단을 숨차게 뛰며 물지게를 져 날랐다
물은 솟구치는 불과 곳곳에서 만나지만
눈짓만 할뿐 제 길을 간다
제 길을 가지만 만나는 거다
누이는 오만 갈래 줄기마다 새 뿌리 만들어
공중에 터를 잡는 아방가르드
진군나팔 울리듯 봄부터 가을까지
정교한 작품을 쉬지 않고 내건다
휘청거리는 몸을 담장에 기댄 채
훨훨 하나씩 통째로 흩어 보낸다
퍼런 방생放生의 뜰엔
수십 수백의 분신들이 싱싱했다
줄기줄기 이음표 많은 악보로 불러대는
합창소리 같았다.
능소화 / 김신오
여행 떠나는 아침
달이 먼저
앞장 섰다
노모님 연락 안하고
모른척 떠나는데
죄진 맘 크고
능소화 되어 기다리실
어머님
강물에 무겁게 흐른다
해는 왼쪽으로 갔다가
정면으로 서있다가
오른쪽으로 돌아본다
투명한 햇살이 쏘아본다
잘 갔다 오너라
내내
감시하고있다
능소화 / 이정선
교회 언덕에 능소화가 피었다.
친정 집 대문타고 피던 능소화
능소하 꽃 술 헤치고 가만히 걸어 들어간다.
저만치 마당이 보이고
감나무 및 평상에서 모시적삼 손질하는
어머니가 보인다.
그 곁에 공기놀이에 바쁜
키 작은 아이가 있다.
나지막이 사시던 어머니 닮은
능소화가 피었다.
능소화 / 박병식
어이하나
어니하나
여린 내 마음속에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불덩어리 품었네.
지난여름 다 가도록
뜨거운 땡볕 속
돌 담장에서 초가지붕 위 하늘까지
빨갛게 열정을 불태워도
이루지 못한 사랑
애타는 마음속은
누렇게
누렇게
타들어만 가는데
그리움에 지저리치며
잠 못 이뤄 속앓이 하는
유난히도 달 닭은 밤
요염떠는 능소화.
어찌할까나
어찌할까나
용광로 같은 내 마음속에
시뻘겋게 끓어 오르는
사랑의 불덩어리를 품었네.
능소화 / 이명희
너는 울고 있었어.
그래서 그토록 가느다란 넝쿨을
너를 지탱해주는 나무가지 사이사이로
늘어뜨리고 그 끝에 울음의 꽃을 피웠어.
울고 있었어.
제 몸을 온전히 세울 수 없어
엎드려 울다 지친 너는
그래 사는데 근력이 생긴 거야.
생의 당겨짐으로 치켜든 너의 연한 가지는
내 펼쳐지지 않은 불구의
주홍 환한 손가락이었어.
능소화 / 한현수
떨어진 꽃잎에서 행여
파릇한 눈자위 보거든
사랑할 수록
스스로 깊어가는 강물의 바닥,
아픔에 닿을 것 같아
차마 못다한 사랑
눈 감지 못한 꽃을 보거든
나도 사랑의 덫에 갇혀
왈칵, 허물어지지는 않을지
담 밑에 뒹구는 꽃잎을 주워
가슴에 가져가 보는 주홍빛 사랑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능소화 / 김재명
혼자 오르기에
버거웠던가.
서있기 조차 힘든
노목을 감싸 안으며
한발, 두발
하늘로 오르는 마음
그 많은 날
노을 빛 삼킨 얼굴이
발그라니 물들어 가면
꽃잎은 수줍은 듯
고개 떨구고
곱게 여민 초록 저고리
초복 바람에
사알짝
옷 거름 풀어 헤치면
어쩌랴
교교한 그 모습에
빠져버린 나에 넋을
이미 사랑 건넨
이 마음을
능소화 / 홍해리
올라가야 내려가는 것을, 어찌
모르랴 모르랴만
너야 죽거나 말거나
인정 사정 볼 것 없다고
숨통을 끊어야 한다며
흐느적이는 빈 구석 그늘 속으로
몰입이다
황홀이다
착각이다
천파 만파 일렁이는 저 바람
막 피어나는 꽃이 눈부시게 흔들려
치렁치렁 그넷줄이 천길이네
흔들리던 바람이 길을 멈춘 대낮
그넷줄 잡고 있는 진이
팽팽한 치맛자락 속으로
깊은 뜰
높은 담을 넘어온
화담의 묵향이 번져
허공을 가벼이 뛰어내리는
화려한 절체/절명의
가녀린 유혹
도발이다
일탈이다
광풍이다
능소화의 외로움 / 유응교
아름다움 때문에
사랑 받는 일은 쉬우나
아름다움 때문에
버림받는 일도 쉬운가요
시기와 질투와 모함 때문에
사랑하는 이의 눈과 귀를 멀게 하니
이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신세가 되고 말았군요
그대를 그리워 하다가
애타는 가슴을 부여잡고
그대 곁을 떠납니다만
그대가 지나는 담장 밑에서
그대를 간절히 기다리는
제 마음을 그대는 아시는지요.
그대가
오시는 모습을 보려고
이렇게 발 돋음하고
그대가
오시는 소리를 들으려고
이렇게 귀를 크게 열고 있어요
담장너머 그대를 기다리며 흐느끼는
제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군요
그러나 그대 아닌 다른 사람은
제 자신의 몸을 건드릴 수없어요
아름다운 독이
허튼 수작을 부리는 사내의 눈을
어둡게 만들고 말테니까요.
그대여 외로운 이 밤이 다가기 전에
다른 사람이 저를 탐하기 전에
어서 빨리 제품으로 다가오소서!
능소화 필적에 / 박민
기다린 이연 끈처럼
혹여, 그대가 그대 가슴에다
촉촉이 비를 맞고 있을 때
시간은 녹음에 맡겨 말린 것이니
사랑아!
꿀술에 엉킨 사연만큼 나날은
아! 어찌도 흘리고 있는 걸까,
인연이란 명분아래
능소화 사랑 _ 노유섭 시, 박영란 곡
바이올린 박미선 * 피아노 정혜경
Soprano 고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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