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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지 못하는 김소연·김순자 후보의 ‘노동대통령’ 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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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지 못하는 김소연·김순자 후보의 ‘노동대통령’ 꿈

김민섭 [Dr. rafael] 2012. 12. 4. 22:00

왼쪽부터 김소연, 김순자.

 

“주30시간 근로·불안정 고용 철폐”
“유급안식년제·시간당 임금 1만원”

 

신문과 방송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가 한창이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대개 기타 후보로 처리된다. 정당 후보인 박근혜, 문재인, 이정희 후보를 ‘상수’로 한 설문지에는 무소속 후보로 강지원 후보가 거론되는 정도다.

 

존재감이 미약한 게 사실이지만, 기호 5번과 7번 모두 ‘노동자 대통령’을 꿈꾸는 현장 노동자 출신이다. 기호 5번 김소연 후보는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을 지냈고, 기호 7번 김순자 후보는 후보 등록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울산과학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했다.

 

이들은 선관위에 3억원의 기탁금을 내고 바쁜 선거 유세 활동을 진행중이다. 김소연 후보는 4일 군산 지엠(GM) 공장 앞 유세를 시작으로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주로 용산참사 현장과 북아현동 철거 현장 등 주류 후보들의 시선과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누빈다. 김순자 후보도 이날 제주로 내려가 환경미화노동자와 간담회를 열고, 강정마을도 찾았다. 김순자 후보는 민주노총 제주본부를 중심으로 한 제주지역 노동자들의 지지선언도 끌어냈다.

 

제도권 진보정당인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후보가 출마했고, 진보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는데, 진보후보로 분류되는 이들은 왜 굳이 독자출마를 했을까? 김순자 후보 쪽의 김성일 선거운동본부장은 “통합진보당 선거 공약이 기존 정치권과 그렇게 차이 나지 않는다. 또 심상정 후보가 야권연대를 위해 사퇴했지만, 야권연대로 정권을 창출하더라도 진보정치에 되레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 대통령을 내세운 두 후보의 공약은 제도권 정당 후보들의 공약과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김순자 후보는 6년 일하고 1년 쉬는 ‘유급 안식년제’를 제1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주당 35시간(현행 40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시간당 최저임금은 1만원(현행 4580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가가 15살 이상 모든 국민에게 월 33만원의 기본소득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후보의 공약은 더 급진적이다. 그는 주당 근로시간을 30시간으로 줄이고, 파견제·기간제·변형근로제 등 모든 불안정 고용 형태를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벌 소유 자산 몰수 및 사회화, 금융 등 주요 산업 사회화 등 사회주의에 가까운 공약도 제시했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이런 공약이 실현 가능할까?’란 질문을 자주 받는다. 김소연 후보 쪽 박성인 정책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이 10년 전 부유세와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얘기했을 당시에도 현실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얘기하지, 현실성을 따지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성일 본부장은 “기본소득은 유럽 의회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김순자 후보 공약 대부분이 이미 다른 나라들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의 출마는 한국 노동계와 진보진영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서복경 서강대 교수(정치학)는 “노동현장에 있는 분들이 후보로 나왔다는 것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진보정당이 깨져 노동자의 정치세력화가 실패하면서 (이정희 후보를 포함해) 3명의 진보 후보가 출마한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