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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아 보는 단국대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보내준 뉴스레터 중에서...
학교폭력예방과 공감교육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총 139만명 중 12.3%인 17만명의 학생들이 최근 1년 이내에 학교폭력을 당했었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학교폭력과 왕따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정책적 노력과 프로그램이 행해지고 있다. 지난 5월 21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학교폭력 및 왕따 방지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월 16일 여성가족부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전국 중고등학교로 확대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학교폭력 및 왕따 방지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있다. 핀란드에서는 ‘키바 코울루(KiVa Koulu)’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키바’는 핀란드어로 ‘왕따에 맞서다(kiusaamista vastaan)’라는 단어의 앞 글자를 딴 말이며 ‘코울루’는 ‘학교’란 뜻이다. 이 프로그램은 왕따 역할극을 실시하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든 학생은 역할극을 통해 왕따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고 이로써 왕따 피해학생의 고통을 공감하게 된다. 역할극이 끝나면 교사와 학생이 모두 모여 토론을 통해 왕따와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는 규칙을 정하고 모든 학생들은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이 프로그램은 핀란드 정부가 왕따와 학교폭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70억원을 투자해 만들었다.
캐나다에는 ‘공감의 뿌리(Roots of Empathy)’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교실 한가운데 담요 위에 태어난 지 2-4개월밖에 안된 아기를 내려놓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다함께 지켜본다. 말하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감정표현과 행동을 하는 아기를 보면서 학생들은 아기가 어떤 감정과 욕구를 가지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아기는 사회적 편견없이 순수한 눈으로 학생들을 바라보고, 왕따를 당하는 학생에게도 차별없이 대한다. 이 프로그램은 캐나다에서 처음 실시되어 그 효과를 인정받은 후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에도 실시되고 있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면 공감능력은 어떻게 키워질 수 있을까? 사실 공감은 모든 인간이 보편적으로 갖는 기본적인 능력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능력을 억압하는 조건이 제거된다면 자연스럽게 발달하는 것이지, 특별히 이러한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키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공감능력의 자연스러운 발달을 막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감정을 억누름없이 스스로 자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우리사회 많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도록 교육을 받는다. 지나치게 울거나 웃는 것, 사회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사람에게 혹은 상황에서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 등 사회적으로 미성숙하거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감정과 감정표현에 대해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하지 못하게 한다. 특히 남자아이들이 우는 행동과 같은 ‘남자답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되면 부모로부터 꾸지람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아이가 자신의 감정이 부모와 타인으로부터 외면받고 공감과 이해를 받지 못하게 되면, 그러한 감정흐름은 막히게 되고, 막힌 감정은 곪은 상처처럼 내면에서 왜곡되고 변형되게 된다. 반면, 자신의 감정이 남으로부터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도 자기감정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기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로부터 성숙한 감정발달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마음껏 감정을 표현하게 하면, 자라서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조절하지 못하는 버릇없는 사람이 될 거라고 걱정한다. 이러한 어른의 생각에는 아이가 자기의 욕구충족밖에 모르는 이기적 존재라는 가정이 숨겨져 있다. 하지만, 아이는 공감능력을 타고나며 자신의 관점에서지만 타인의 입장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어른이 해야할 것은 어른의 관점에서 아이의 감정과 행동을 판단하고 금지할 것이 아니라, 눈높이를 낮추어 아이의 관점에서 함께 보고 먼저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고 다음으로 아이의 이해수준을 높여 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캐나다의 ‘공감의 뿌리’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아기의 꾸밈없는 감정표현을 보면서, 자신들의 억눌린 감정들도 들추어보며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게 된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타인의 감정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잘못된 감정이란 없으면 감정은 억누른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철없는’, ‘아이같은’ 감정을 인정하지 않고 억누르면, 그러한 미성숙한 감정에서 벗어나 성숙한 감정을 느끼는 성인으로 자라날 기회는 영원히 얻지 못한다. 그러한 어른은 겉으로는 사회적으로 적절한, 어른같은 행동을 할지 모르나, 속으로는 아직도 어릴 때 가두어두었던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심리적으로 아이의 발달수준에 남게 된다. 이러한 어른을 미성숙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아이를 미성숙하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적절하다. 미성숙한 어른은 있지만, 미성숙한 아이는 없다. 아이 자체가 미성숙한 발달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감교육이 활성화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른들, 선생님과 부모들이 스스로 자신의 공감능력이 제대로 발달해있는지, 성숙한 감정수준에 있는지 생각해보는 일이다.
<김재신 연구교수, jaeshinmail@gmail.com>
참고: 뉴시스(2012년 5월 21일), 매일경제(2011년 12월 28일)
감사합니다. 학교폭력을 예방합시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폭력은 듣도 보도 못했는데.. 좋은 학교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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