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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은 '전용 85㎡' 이하에 집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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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은 '전용 85㎡' 이하에 집중!

김민섭 [Dr. rafael] 2013. 9. 12. 22:14

 

 

 

'전용 85㎡'         

 

'전용면적 85㎡.' 옛 도량형으론 실주거면적 25.7평, 공급면적 32평쯤 된다. 정부 주거복지 정책에서 지원 대상을 가려내는 커트라인이다. 주택법 시행령에 딱 수치까지 못 박아 놓은 소위 '국민주택규모'다.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2년 주택건설촉진법을 제정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42년째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으니 그야말로 해묵었다.

왜 이 면적인지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정설은 '5인 가족이 살 만한 한국형 중산층 집'이라는 것이다. 당시 건설부가 1인당 적정 주거면적을 5평, 권장 자녀 수를 3명으로 잡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 전 신당동에 살았다. 당시 단독주택 실평수가 이 정도 면적이어서 기준으로 제시했다는 설도 있다.

국민주택이냐 아니냐에 따라 혜택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근로자나 서민이 집을 사거나 세를 얻을 때 정부 지원 저리대출을 받으려면 '85㎡ 이하'라는 딱지가 필수적이다. 현행법상 '국민주택기금은 국민주택 규모에만 지원한다'고 돼 있다.

85㎡는 주택업체에도 자금줄을 가르는 일종의 살생부다. 국민주택기금 설립 목적에는 '무주택 서민 주거 안정'뿐만 아니라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문구도 있다. 적어도 지난 반세기 동안은 뛰는 집값이나 전세금을 잡는 게 주택시장 안정이었다. 부동산값 상승에 고통받는 서민들을 챙기는 게 정부가 할 일이었다. '작은 집=싼 집'이라는 공식이 들어맞는 시절이었으니 85㎡ 이하만 지원해도 별 불만이 없었다.

문제는 바뀐 시대에 낡은 옷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융위기 이후 '큰 집=비싼 집'이라는 경험칙이 허물어지고 있다. 오히려 세금이나 관리비만 많이 나오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부동산정보업체에 의뢰해 집값이 상투를 잡았던 2006년 말과 현재 서울 아파트 평형별 매매가를 비교해봤다.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은 7년 새 17.4% 급락했다. 반면 60~85㎡인 중소형은 5.5% 떨어지는 데 그쳐 나름 선방했다. 60㎡ 이하 소형은 거꾸로 '나 홀로' 9% 상승했다. 전세금 상승률도 각각 30.9%, 50.8%, 60.6%를 기록해 작은 평형일수록 많이 뛰었다.

전ㆍ월세 대책 종합선물세트라는 8ㆍ28 대책 이후 시장 동향도 엇비슷하다. 의미 있을 정도로 집값이 반등하고 있는 것은 중소형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 수요를 매매로 돌리기 위해 내놓은 각종 세제ㆍ금융 분야 당근도 85㎡ 이하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1%대 로또 대출'이라 불리는 수익공유형 모기지가 대표적이다. 생애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에게 정부가 20년간 1%대 저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대상 주택은 6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공동주택이다.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라는 조건도 따로 있다.

김포 파주 영종 등 수도권 외곽에 수년째 방치돼 있는 악성 미분양은 중대형이 대부분이다. 43평형인데도 할인 분양가는 3억원을 밑돌아 웬만한 서울 아파트 전세금에도 못 미치는 물건이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85㎡ 덫에 걸려 '1%대 로또 대출'마저 그림의 떡이다.

낡은 관습을 깨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보이긴 한다. 집 살 때 15년 이상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연간 이자 납부액 가운데 최대 1500만원을 소득공제해 주는 제도가 있다. 7ㆍ24 대책으로 85㎡ 초과형도 수혜 대상에 처음 포함됐다. 민간 임대사업자가 집을 매입할 때 대한주택보증이 대출 보증을 서주는 대상에도 85㎡ 초과형이 추가됐다.

85㎡라는 '중산층 집' 잣대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국민주택기금 지원 요건에 이미 소득이나 집값ㆍ전세금 상한선이 있는데 면적까지 고집하는 것은 과잉 규제 소지가 크다. 8ㆍ28 대책이 전세금 고공 행진을 못 잡고 있는 것도 낡은 제도 틀과 확 바뀐 시장 환경 간 괴리 탓은 아닐까. (매일경제 | 입력 2013.09.12)

 


나무의 꿈 / 수니

 

 
 
요 만큼 이라도 웃어보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