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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본문
한국,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나이지리아와 무승부
노컷뉴스 | 백길현 | 입력 2010.06.23 05:33 | 수정 2010.06.23 05:39
[더반(남아공)=CBS체육부 백길현기자]
허정무호가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은 23일 새벽 3시 30분(한국시간) 남아공 더반 경기장에서 진행된 2010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와의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이정수, 박주영이 골을 기록했지만 나이지리아 칼루 우체와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 골을 내주는 등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가운데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그러나 1승1무1패로 조 2위에 랭크, 1위 아르헨티나(3승)에 이어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오는 26일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16강전에서 A조 1위 우루과이와 8강 진출을 다툰다.
경기 전 여러 경우의 수가 존재했지만 같은 시간 폴로크와네 피터 모카바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B조의 아르헨티나-그리스전에서 아르헨티나가 2-0으로 승리함으로써 한국은 그리스(1승2패)를 따돌리게 됐다.
승리할 경우 양팀 모두에게 16강 기회가 있는 마지막 일전에서 양 팀은 한치의 물러남도 없는 승부를 펼쳤다. 결국 2-2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는 못했지만 부부젤라의 굉음속에 승리의 환호를 외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이었다.
선제골은 나이지리아의 몫이었다. 전반 12분 치디 오디야는 오른쪽 사이드 라인을 파고 들다가 문전 왼쪽으로 달려드는 우체를 발견하고 송곳 패스를 찔러줬다. 차두리가 우체를 막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우체가 한발 먼저였다. 공을 이어 받은 우체는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기록했다.
선제골을 기록한 나이지리아는 더욱 기세를 올렸다. 전반 22분 우체의 프리킥 직접 슈팅도 위력적이었으며 전반 35분에는 우체가 정중앙에서 날린 슈팅이 오른쪽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져 나가 가슴을 철렁이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에는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는 12일 그리스전 첫 골 상황과 거의 흡사했다. 한국 수비수의 맏형 이영표는 전반 37분 왼쪽 측면을 파고 들다가 상대 공격수 오바시의 파울을 유도해냈고 주심은 오바시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키커로 나선 것은 기성용. 심호흡을 가다듬을 기성용은 문전 앞으로 정확히 크로스를 올렸고 오른쪽 문전으로 파고들던 이정수는 헤딩으로 이를 이어 받으려했지만 이는 발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이정수는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월드컵 본선 3경기에서 2골을 기록, 한국 대표팀 선수중 최고의 골 결정력을 보이고 있다.
전반을 1-1로 끝낸 한국은 후반들어 더욱 공세를 가했다. 그리고 후반 4분만에 박주영의 천금같은 역전골이 터져나왔다. 아르헨티나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하며 속앓이를 했던 박주영은 이날 상대 골키퍼 에니에아마가 도저히 손 쓸 수 없는 환상 프리킥골을 터트리며 한국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에 밑돌을 놨다.
이번 월드컵에서 염기훈과 함께 직접 슈팅이 가능한 지역에서 프리킥을 담당하고 있는 박주영은 후반 4분 PA 왼쪽 외곽에서 주어진 프리킥 찬스에 키커로 나섰다. 잠시 심호흡을 한 박주영은 지체 없이 공을 감아찼고 이는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히 빨려들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많은 선방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에니에아마가 손을 뻗어봤지만 이를 막아낼 수는 없었다.
한국이 역전골을 기록한 뒤, 나이지리아는 필사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결정적인 위기가 닥쳤다. 후반 21분 나이지리아의 아일라는 한국 수비수들을 제치고 왼쪽으로 빠르게 드리블해 들어와 골키퍼 정성룡까지 제쳤다. 정성룡이 이미 넘어진 가운데 문전으로 다가선 야쿠부는 공을 잡고 골문으로 툭 차넣으려 했으나 이것이 골문을 살짝 비켜나갔다.
결정적인 위기를 넘겼지만 한국은 염기훈과 교체되어 들어간 김남일이 후반 24분 상대 공격수 오바시에게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이를 야쿠부가 골로 연결, 또 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이후 후반 29분과 31분 각각 박지성과 이청용이 결정적인 찬스를 맞아 슈팅을 날렸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고 나이지리아 역시 후반 34분 마틴스가 정성룡까지 제친 완벽한 득점 상황에서 골을 놓치는 등 공방전을 계속하다 승부는 그대로 마무리 됐다.
pari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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