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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끼 '제가 여기 있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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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끼 '제가 여기 있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김민섭 [Dr. rafael] 2010. 7. 17. 17:30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제가 여기 있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은폐하려는 자!

파헤치려는 자!

"조용히 살아~ 이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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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Moss)
감독
강우석
출연
정재영, 박해일, 유해진, 유준상,
유선
요약
드라마/범죄 | 2010.07.14
공식
www.moss0715.co.kr
내용
30년간 은폐된 마을을 배경으로 그 곳을 찾은 낯선 손님 유해국과 그를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 간의 숨막히는 서스펜스를 그린 영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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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력한 스릴러 '이끼' ...............................................................

 

 

 

 

개봉첫날 본 영화이지만 이제사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원작이 워낙 유명한 웹툰이여서, 웹툰을 본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제조기' 강우석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고 심혈을 기울려 만든 영화 <이끼>는
130억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은 블록버스터급 스릴러 영화입니다.
 
<이끼>를 본 후의 리뷰를 보면 잘 만든 스릴러영화라고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으나,
원작을 본 사람들은 원작에 비해 다소 실망했다는 평가도 만만찮게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원작을 보고 영화를 본 경우와 보지않고 영화를 본 경우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보면 되죠.
삼매도 원작을 보고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별넷을 부여할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즉, 원작을 보았다고해도 이 영화가 실망할만큼의 영화는 아니라는 얘기이며,
원작과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애쓴 흔적은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긴해도
대단한 스릴러영화라고 하기에는 원작이 주는 포스가 워낙 강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원작을 보지않고 영화를 보았다면 별넷반을 부여하면서 2시간40분 동안
지루할틈 없이 영화속으로 빠져들었던 감흥에 대해 크게 칭찬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화에서 표현하는거와 영화에서 표현하는건 분명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윤태호작가는 거칠고 선굵은 화풍으로 어둡고 음산하며 비밀스러운 시골마을과 등장인물들을
유감없이 담아내는데 성공하면서 만화만의 특성이랄수 있는 주인공들의 독백들을 통해
심리묘사도 자세히 표현해 더욱 스토리속으로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웹툰의 특징을 영화는 표현의 한계와 시간의 제약으로 런닝타임이 2시간40분에 달해도
모두 수용하기가 애초부터 어려웠기 때문에 <이끼>뿐만아니라 인기만화를 영화화 한 이전작품들이
모두 흥행에서 참패를 당했거나 졸작이라는 평가를 받을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영화<이끼>는 영화적 완성도와 원작의 틀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면서
영화자체로 승부를 걸고있어 <이끼>는 강우석감독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듯 합니다.
 
영화<이끼>속으로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은분들은 패쓰해 주시길 바랍니다.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 유해국(박해일)은 아버지 유목형(허준호)의 부고소식을 전해듣고
아버지가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은둔생활을 하며 보냈던 시골마을로 내려옵니다.
아버지 장례를 치룬 후 아버지가 살았다는 이유 외 이 마을에 거취할 이유가 없었던
유해국은 이 마을 이장인 천용덕(정재영)과 마치 그의 수족처럼 따르는 마을사람들의
경계와 이상한 눈초리를 외면한채 이 마을에서 농사나 지으면 살겠다고 선언합니다. 
순간, 이장과 마을사람들은 표정이 굳어지며 이상한 기류가 감도는걸 느낀 유해국은
"제가 여기 있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여가 살고싶다꼬 아무나 살수 있는데가?"
 
"도시생활하고는 차원이 다를것인디...사람들도 다르고 말여"
 
"네...다르더군요. 절 처음보는 사람들이 저를 싫어합니다"
 
유해국은 마을사람들이 아버지 류목형의 죽음에 대해 은폐하려는 느낌이 들어
사인이라도 알고싶어 하자,
 
"사인이 뭐냐니~지금 수사반장 찍으쇼?"
 
"이제와서 아들 노릇하겠다 이긴가?"

 

 

"이놈 봐라"
 
"점빵에 얘기해서 방하나 비와라 캐라"
이유 모를 적대감으로 유해국을 대하던 마을사람들은 이장의 말한마디에 태도가 돌변하고
유해국은 이 수상한 시골마을 가게 한쪽켠 방에서 기거하며
아버지 류목형의 짐을 정리하다가 이 마을 일대 땅과 관련하여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고
비밀을 캐기 시작합니다.

 

 

"꼭 알아야겠나?"
 
 웹툰 <이끼>는 이렇게 유해국이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수상한 마을의 이장과 마을사람들과의
만남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아버지 유목형이 왜, 이 마을에 천용덕과 함께 살게 되었는지,
마을사람들은 어떻게 천용덕을 신처럼 모시며 살게 되었는지 등 차례 차례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을 놓을수 없는 탄탄한 스토리로 웹툰에 몰입하게 합니다.
 
미스터리로 가득한 마을의 탄생과 천용덕과 유목형과의 끈질긴 악연에 대한 궁금증은
웹툰<이끼>가 연재되었을때 독자들이 다음편을 목빠지게 기다릴수 밖에 없었던
가장 강력한 무기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영화 <이끼>는 유목형과 천용덕이 필연적으로 만날수 밖에 없었던 과거를
먼저 보여주므로서, 웹툰의 핵심인 미스터리 대신 보다 강렬한 스릴러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해국의 시선을 쫓아서 마을의 비밀을 캐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을사람들과의 대결을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완성시켜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요.
그만큼 강우석감독은 자신이 선택한 배우들의 연기에 확고한 믿음이 있는듯 보였습니다.

 

 

미스 캐스팅 논란을 일거에 불식시키듯 천용덕역을 맡은 정재영은 자신의 연기인생에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웹툰에서 인물들의 심리묘사를 주로 강렬한 눈빛으로 표현하였기 때문에
여느 캐릭터보다 강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천용덕역은 아무나 소화해낼 역은 아니였습니다.
혹자는(삼매 포함) 천용덕역에 변희봉선생이 적격이라고 보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젊은시절까지 연기해야 하는 천용덕역에 정재영이 제격이였습니다.
분장도 전혀 거슬리지 않는 노인분장이 일품이였던만큼 정재영은
오직 천용덕 캐릭터에 녹아들고 있었습니다.
클로즈업되는 눈빛연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 정재영은 웹툰에서의
깡마르고 왜소하지만 눈빛만은 살아있는 천용덕 캐릭터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영화 <이끼>가 웹툰 <이끼>와 차별화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던 것이지요.
다시말해, 웹툰에서 강력한 무기가 미스터리였다면 영화에서 강력한 무기는
캐릭터에 완전 녹아든 배우들의 열연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유목형(허준호)
유목형 또한 천용덕역 못지않게 내면의 카리스마를 표출해야 하기때문에
연기하기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였을텐데, 허준호의 연기가
이제는 경지에 도달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절제된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하성규(김준배)
특유의 저음이 듣는이로 하여금 오금이 저리게 만들 정도로 악역이 제격인
김준배 또한 거침없는 살인마 하성규역을 잘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유해국이 상대하기엔 너무도 벅찬 상대인지라 영화의 스릴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지요.
 
전석만(김상호)
이웃집 아저씨같은 인상의 김상호는 이중성격을 지닌 전석만역을 해내면서
유해국과의 한판대결을 보다 서스펜스 넘치게 만들고 있습니다.
 
김덕천(유해진)
천용덕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실처네 옮기는 약간 어리숙한 김덕천역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조연연기의 대가 유해진이 맡았습니다.
특히 영화 <이끼>를 보실분들은 유해진의 연기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유해진이 웹툰과 영화를 차별화 하는데 일등공신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강우석감독은 긴 런닝타임동안 관객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기위해 특유의 웃음코드를
적절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웃음코드를 가장 잘대변해 주는 역이 바로 김덕천이요, 그역을 맡은 유해진은
너무도 훌륭히 웃음코드를 관객들으게 선사해 주고 있습니다.
영화 시작부터 중요한 미스터리를 먼저 보여준 강우석감독이 웹툰에 비해 서술적으로
영화를 풀어나가지만 강우석표 웃음코드를 삽입하므로서 영화적 재미도 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삼매가 가장 크게 웃었던 장면은 천용덕의 대사때문 이였습니다.
"누가 연애 하자캤나? 개시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정재영이 이 대사칠때 넘어가는줄 알았습니다. ^^
 
이영지(유선)
사실 진짜 미스 캐스팅은 유선이 아닌가 싶었고 영화를 보는내내
유선의 연기가 다소 거슬린 부분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이영지역을 잘 소화해 냈다고 평하고 싶네요.
 
박민욱검사(유준상)
유해국과의 악연으로 인하여 1대4의 대결구도(웹툰에선 1대5)에서
유해국에게 힘이 되어주는 검사역의 유준상도 어둡지 않은 밝은면을 보여주는 역할을
보여 주므로서 웹툰과 차별화 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는 영화초반 아주 중요한 대사인 유해국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조용히 살아~ 이끼처럼"
 
그렇지만 유해국은 아버지 유목형과 마찬가지로 이끼처럼 조용히 살지 못하고
아버지의 죽음과 얽힌 비밀을 하나 하나 파헤쳐 가고 말지요.
아버지 유목형이 신처럼 사람들을 구원해 줄 수 있다고 믿었던것 처럼...
아니 유목형과 반대로 철저하게 인간이고 싶었던 천용덕처럼...
영화<이끼>는 묻고 있습니다.
인간은 처음부터 선했을까요? 악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