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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전력사용량 5년새 34% 급증…예비전력 `아슬아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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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전력사용량 5년새 34% 급증…예비전력 `아슬아슬`

김민섭 [Dr. rafael] 2011. 9. 20. 05:43

◆ 에너지 경제 ② 매년 높아지는 여름 전력피크◆

정부의 고강도 에너지 절약 시책이 발표된 6일 서울 삼성동 전력거래소(KPX) 중앙급전소. 국가 주요 보호시설인 만큼 보안검색을 거쳐 입구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병풍처럼 가득 채운 전광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광판은 쉴 새 없이 반짝이면서 그물처럼 연결된 전국 발전소 현황과 송배전 이상 유무를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 시리즈 로고는 "에너지 줄이고 경제 살리고"라는 뜻을 갖는다. 매일경제신문이 지식경제부에너지관리공단과 함께 올해 에너지 절약 연중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내세운 슬로건이다.

 

↑ 전력거래소 직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중앙급전소에서 전국 발전소 발전 현황과 일일 부하 현황 등이 표시된 전광판을 지켜보며 전력 수급을 확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바깥 온도가 30도를 넘어선 오후 1시 50분 전력사용량이 6504만㎾를 가리켰다. 전력사용량이 총 발전설비(7530만㎾)에 근접하자 직원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익종 전력거래소 중앙급전소 차장은 "올여름에 이상고온으로 냉방수요가 급증하면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국에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피크 시 전기 공급능력을 작년보다 3.7% 증가한 7530만㎾를 확보했다. 104만㎾의 신규 발전설비와 120만㎾ 시운전발전기 출력 등을 최대로 확보했다. 하지만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는 전기사용량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말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 절약이 강조되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름과 겨울 구분 없이 최대 전력 사용량이 계속 경신되는 점이다.

지식경제부가 연도별로 전력 피크 때의 최대 전력사용량을 집계한 결과 2004년 여름에는 5126만㎾였지만 2006년(5899만㎾)을 거쳐 지난해 여름 6321만㎾로 매년 4~5%씩 늘어났다. 에어컨 등 냉방용 전력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냉방수요는 올해 1502만㎾로 추정되는데 이는 작년보다 17.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초에는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연료비용 급등에 따라 가정에서는 '값싼' 난방용 전기장판과 전기온풍기를 많이 사용했다. 이로 인해 1월 13일 겨울철 전력 피크가 발생하면서 전기사용량을 6896만㎾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해 여름철 피크를 넘어선 것으로 2004년에 비해 최대 전력사용량이 34% 늘어난 셈이다.

한국전력은 값싼 원자력 연료만으로 전기공급을 할 수 없게 되자 생산단가가 비싼 LNG발전기를 동원해 전기를 공급해야 했다. 전기 수요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에 전기 공급은 전기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피크' 수요에 맞춰 준비된다.

최대전력이 쓰이는 단 몇 시간을 위해 막대한 유지비용을 들여가며 유휴 발전설비를 갖춰 놓는다는 의미다.

실제로 2008년 기준 전기 발전설비 총 이용률은 64%에 그쳤다. 대형발전기 145개 가운데 이용률이 10% 미만인 발전기도 15기에 달했다.

올해도 전력사용량이 매달 10%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누적 전력사용량은 1823억㎾h로 전년 동기에 비해 11.7% 늘어났다. 특히 산업용이 8.7%, 수송 분야가 1.5%, 건물이 6.3%, 공공 부문이 4.2% 급증할 전망이다.

전기요금이 실제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싸다는 점도 전기사용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전기 공급용도별로 살펴봤을 때 2008년 기준 산업용 전기요금은 원가의 92%, 교육용은 90%, 심야전력은 62%, 농사용은 38% 수준이다.

김영학 지경부 2차관은 최근 간담회에서 "원가보다 낮은 공공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게 정부 원칙이며 가장 큰 문제가 전력"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기는 기후변화와 자원고갈을 감안할 때 더 이상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더구나 석탄이나 석유를 통해 만들어진 전기를 다시 난방용에 사용하는 것은 에너지 낭비인 데다 상당히 비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에너지 사용을 줄였을 때 창출되는 부가이익은 막대하다. 1㎾h당 평균 115원의 생산비가 드는 LNG발전기를 돌리지 않고 원자력(3.2원)이나 유연탄(45.5원)발전기만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생활 전기에너지 절약을 통해 전력 피크를 줄여가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하루 4000만~5000만㎾ 정도의 전기만 안정적으로 쓴다고 가정하면 전기 생산단가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발전소 유지비용도 낮출 수 있다"면서 전기에너지 절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일경제 | 입력 2010.07.06 17:27 | 수정 2010.07.06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