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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별과 그린 라이프

경찰이 직접 뽑은 황당신고 Best 와 술이 부르는 노래 본문

Our issu.&New thinking/+3)사회문화전반

경찰이 직접 뽑은 황당신고 Best 와 술이 부르는 노래

김민섭 [Dr. rafael] 2011. 12. 24. 08:20

 

 

 

 


세상을 살다보면 가끔 황당한 일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추억으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빨리 모면하고 싶은 생각 뿐이죠.

경찰 업무중에도 이런 황당한 순간은 수 없이 일어납니다.


 


 

특히 112신고는 범죄와 관련되거나 교통사고 등 위급한 신고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씩 현장 경찰관들을 황당하게 하는 웃지못할 신고도 있습니다.
2011년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올 한해 동안 현장 경찰관들의 머릿속에는 어떤 황당한 신고를 겪은 기억이 있는지, 112신고처리를 담당하는 지구대·파출소 경찰관 1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았습니다.

 



자, 그럼 결과를 발표합니다! 두둥~!!

1위, 어제 밤에 세워 놓은 차가 없어졌어요!

 

전날 술을 마시기 전에 차를 세워놓고 다음날 가보니 차고 없어졌다는 신고가 영예의 1위를 차지 했습니다. 차량 도난신고는 기초조사와 현장조사를 거친 후 절도사건으로 입건하여 세부적인 조사가 이뤄지는데요. AVNI라고 하는 경찰수배망에 도난차량을 등록시켜 전국에 수배가 이뤄집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거친 뒤 '죄송한데 장소를 착각했어요' 라는 신고자의 말을 듣는 순간...
절도가 아니라 다행이기는 하지만 정말 허무해 지기도 합니다.

 

2위, 주취자인 척(?) 하는 사람

 

술에 취한 사람을 무사히 귀가시키는 것도한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고하는 경찰의 임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긴급사건이 있을 때 꼭 순찰차를 타고 귀가를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난감합니다.

 

 

3위, 이유없어! 묻지도 마!

일상에서 받은 고단함과 스트레스 때문인지 술을 마시면 사회의 모든것이 불만으로 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야에 지구대로 불쑥 들어와 '제발 구속시켜 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중국집에서 밥이 제대로 안 볶아졌다고 난동을 피워 사장님이 다시 볶음밥을 해 준 사람도 있고, 포장마차 고치 어묵이 맛이 없다며 환불을 요구하다 결국 폭행 사건으로 처리되었던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삶이 힘들어 술 한잔 기울이다가 과음으로 이어져 단순 에피소드가 아니라 큰 싸움이 되고 형사 입건까지 되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4위, 주취폭력

지난 5월부터 경찰은 상습적으로 술에 취해 폭력을 행사하고 고성방가를 일삼는 이른바 '주취폭력'에 대한 강경대응책을 마련해 시행중에 있습니다.
지나가는 행인을 보고 자신을 따라오는 것 같다며 서로 멱살을 잡아 신고가 되었던 일도 있고, 갑자기 지구대로 들어와 볼 일을 보는 바람에 밤새 냄새에 시달렸던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이는 경찰관에게 흉기를 들이대는 등 과격한(?) 감정표현을 하여 힘들게 한 적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음 날 술이 깨면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과를 했다고 하니 술은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도가 지나쳐 사건처리가 되는 경우는 더이상 되돌릴 수가 없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5위, 자신만 생각하는 얌체신고!

 

불륜관계에 있는 여자가 문을 안 열어주자 사고를 당한 것처럼 위급하게 신고를 하거나, 내연녀를 찾기 위해 차량 도난 신고를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빨리 와 달라해서 현장에 가보니 신고자 집 앞에 주차한 차를 빼달라는 신고였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국민의 지팡이인 경찰이지만 너무 개인적이고도 개인적인 일에는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당신의 이기적인 생각이 정말 위급한 순간의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좌지우지 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6위, 앗! 나의 착각!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산 중턱에 누가 사람을 암매장하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비상이 걸린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약간의 의심은 들지만 확인을 안해 볼 수도 없는 일, 형사와 동원 가능한 모든 경찰관과 함께 산중턱까지 올라가 보니 한 노인이 길에서 죽은 야생동물 시체를 불쌍히 여겨 묻어주고 있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왜 하필 야간에 동물 사체를 묻었냐고 원망도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산을 내려 왔다고 합니다.
한밤중에 잠수함같은 것이 보인다는 신고가 있어 경찰과 군인 모두 비상이 걸린 적이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고기잡이 부표로 밝혀졌던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허탈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인 오인 신고가 6위를 차지 했습니다.

황당신고는 대부분 술과 관련되는 사고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기쁘거나 슬퍼서 마시는 술이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잔이 되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황당한 신고도 많지만 경찰관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써 안타깝고 가슴아픈 신고도 많다고 합니다. 올 한해 근무중 '가장 가슴 아팠던 신고'도 함께 조사해 보았습니다.

 

 


1위 : 가출신고를 받고 찾고 있던 사람들이 숨진 채로 발견되었을때
2위 :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가 경찰관과 함께 아이를 찾으며 눈물을 흘릴때
3위 : 한국말조차 서툰 다문화가정 주부가 남편에게 폭행당해 울고 있을때
4위 : 장애를 가진 아이 때문에 부모가 싸웠을때
5위 :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체포해서 가족의 생계가 걱정될때
6위 : 교통사고 현장에서 부모는 많이 다쳐 의식이 없고 아이만 홀로 울고 있을때

연말이 다가오면서 동료, 친구들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모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술은 일상의 고단함을 풀어주고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바꿔주기도 하지만 과음은 여러 가지 위험을 불러오고 주위사람을 힘들게 만듭니다.

올 연말에는 폭주, 폭음으로 흥청망청하는 송년회 대신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설레임으로 모두가 뜻깊은 송년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미지: 삼척 소망의 탑 일출 장면, 그외 이미지: 네이버이미지)

 

삼척경찰서 홍보담당 이영식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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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주정꾼들이 아닌(?)

애주가가 부르짖는 술의 노래


십대가 마시는 소주 한 병은
술에 맛도 모르고
마시는 의미도 느끼지 못하며
분위기에 휩쓸려 남이 마시니까
의례 마시는 것으로 알고
호기심에 마구 부어대는 철모르는 한 병의 술이다


이십대가 마시는 소주 세병은
이 세상 삶에 제대로 적응할 줄 모르고
갈팡질팡 세상 탓을 하며
청춘을 불사르고 열정을 잠재우며
치미는 화를 삭이며 인간 세상에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잊기 위함이다


삼십대가 생각하며 마시는 양주 세병은
고단한 인간살이의 관문을 두드리며
앞날에 식견을 쌓고 폭넓은 삶을 위해
용솟음치는 희망을 키우기 위함이며
인간에 가치관을 확립하고 황금마차를 타기 위함이다


사십대가 마시는 양주 한 병은
가정에서 복기고 사회에서 뛰어야 하는
찌들은 삶을 달래기 위함이고
일상생활에 고단함을 잊고
피멍들은 삶이 묻어나는 재충전을 위한 한 병이다


오십대 중년이 마시는 막걸리 세병은
인생에 허탈함과 외로움과
설움을 달래기 위함이고 육신을 충전하고
허망한 생활의 과거를 되찾기 위한 선택이며
줄어드는 능력에 절규하는 최악의 바락 이기도하다


환갑이 마시는 막걸리 한 병은
늙어가는 아픔을 달래려는 달래기 위함이고
평생을 모질게 가난하고 고단함을 술잔에 담아
인생에 황혼 길을 뒤돌아보며
인생을 논하기 전 참회하고
회고록 같은 쓰디쓴 실음에 한 병이다


고희가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은
인생을 뒤돌아보게 하는
심심풀이 한잔은 여가의 무려함을 달래고
세상을 내가 조금 더 양보하고 베풀 것을
모두가 되돌리고 싶은 후회뿐이고
하늘에서 언제 부를까 하는 두려움과
회한의 눈물을 한 잔술로 달래려고 마시는 술이다

 

술잔에 얼룩진 버림받은 청춘이지만
남이 마시는 술 한 잔은
육신을 썩게 하는 극약이지만
내가 마시는 보약은
육과 영을 맑게 하는 청량제이다

흐르는 곡은 술이 부르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