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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불확실성에 `갈 곳 잃은 돈` 급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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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불확실성에 `갈 곳 잃은 돈` 급증

김민섭 [Dr. rafael] 2013. 2. 1. 23:00

지난달만 MMF로 16.9조원 폭풍 유입
4년만에 최대…대부분 기업서 나온 돈

매일경제|입력2013.02.01 17:13

 

KB자산운용이 굴리는 MMF(머니마켓펀드) 계정에는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18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회사 MMF 계정에는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1조2630억원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5조8000억원대였던 KB자산운용의 MMF 규모는 지난달 7조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떠도는 시중자금이 단기성 대기자금인 MMF로 대거 몰리고 있다.

 

연말 연초라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MMF로 자금이 쏠리는 것은 최근 들어 매우 두드러지고 있다.

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MMF 잔액(설정원본 기준)은 지난해 말 대비 무려 16조875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2조213억원이 늘어나 전체 잔액이 80조원을 돌파했다.

월별로 볼 때 이 같은 증가액은 4년 전인 2009년 1월(18조4626억원) 이후 최대치다.

지난달 MMF로 들어간 자금의 대부분은 법인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보유 MMF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16조3598억원(36.6%)이 늘어났고 개인 보유 MMF 잔액은 5153억원(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처럼 MMF 자금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새 정부 출범으로 투자방향 미수립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 상존 △시장금리 하락시 수익률 만회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MMF는 자산운용사가 기초 자산을 확보해 운용하기 때문에 시장금리 하락 시 다른 단기 금융상품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 방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달에는 MMF 잔액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7월과 10월 MMF 잔액은 각각 8조798억원, 9조5401억원이 증가한 바 있다.

시장금리가 다소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1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크게 단기성 자금이 MMF로 몰린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연말 부채비율 관리 목적으로 활용했던 자금을 연초에 MMF에 맡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본사에 입주한 한 은행 지점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구체적인 정책이 나올 때까지 기업들이 투자, 자금 집행에 극도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 전망도 안갯속이다 보니 대규모 자금이 단기성 투자상품에만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MMF는 은행 자체의 건전성 관리에도 마이너스다. MMF는 위험가중치가 가산되기 때문에 연말 BIS 비율 관리용으로 쓰였던 은행권 자금이 상당수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분기말, 반기말, 연말에 은행들은 MMF 자금을 회수했다가 월초에 재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계절적 요인이 지난달 MMF 잔액을 증가시킨 한 원인이기는 하지만 지난달 증가폭은 예년에 비해서 2배 이상 컸다. 지난해 1월의 경우 MMF 잔액은 7조7660억원이 늘어나는 데 그친 바 있다.

계절적 요인 이상으로 법인들이 자금 운용 방향을 잡지 못해 망설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개인들의 MMF 잔액이 늘어난 것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에 따라 즉시연금 등에 투자하기 전 초단기 투자 △펀드 환매에 따른 유입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MMF 계정에 기업 자금은 변동성이 큰 데 비해 개인 자금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지만 지난 1월에는 개인투자자들의 펀드환매 자금 등이 들어오며 MMF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저축성 예금은 지난달 크게 이탈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저축성 예금은 6조2179억원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감소 폭(2조7229억원)의 2배가 넘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기자금이 갈피를 못 잡고 떠도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 용어설명 > 머니마켓펀드(MMF) :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초단기 공사채형 상품. 수시입출금이 편리한 상품 중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아 단기 투자상품으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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