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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가본 평양시내 어떤가요?.. 북한 거리 주행(드라이브) 동영상 첨부 본문
미리가본 평양시내 어떤가요?.. 북한 거리 주행(드라이브) 동영상 첨부
김민섭 [Dr. rafael] 2013. 7. 5. 19:55
2012년 북한 평양거리 주행(드라이브) 동영상 1편
2012년 북한 평양거리 주행(드라이브) 동영상 2편
평양은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도시다. 주택가 한가운데 공장이 있을뿐더러, 논과 밭이 도시의 복판에까지 들어와 있기도 하다. 곳곳에는 광장과 기념비가 널려 있다. 요긴하게 쓰일 데가 없는 공간들이다. 소중한 땅을 함부로 낭비한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와 한참 다른 나라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평양은 철저하게 '사회주의 도시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 우리의 도시는 돈의 논리대로 굴러간다. 땅값 비싼 곳에는 쇼핑센터나 회사 건물이 들어선다. 주택가나 공장은 변두리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치솟는 땅값을 당해내기 어려운 탓이다.
녹지와 공원도 많이 만들기 어렵다. 이곳에서는 세금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정부나 돈에 휘둘리기는 마찬가지다. 이렇듯 도시 곳곳에 무엇이 들어설지는 얼마나 돈이 되는지에 따라 결정되곤 한다.
사회주의 도시는 전혀 다른 논리로 만들어진다. 사회주의자들은 대도시를 마뜩지 않게 여긴다. 도시에 필요한 식량과 상품은 농촌과 변두리의 공장에서 온다. 이래서는 도시와 농촌 사이의 생활수준이 크게 차이 날 수밖에 없다. 농민과 노동자들은 변두리로 밀려나고, 도시에는 가진 자들만 모여 살게 될 테다. 평등을 앞세우는 사회주의자들로서는 마땅치 않은 모습이다.
그래서 사회주의자들은 '마이크로 디스트릭트'(micro district)라는 도시 설계 방식을 즐겨 따랐다. 이는 주택 단지마다 작업장과 농지, 학교, 동사무소 등을 함께 몰아놓는 설계다. 어느 곳에나 자신이 살 집이 일터와 함께 있다 해보자. 그러면 잘사는 사람만 따로 떨어져 살기는 어렵다. 도시 구조로 빈부의 차이를 없애려는 노력이라 할 만하다.
평양의 중심은 김일성광장이다. 여느 자본주의 국가라면 도시 한복판에 백화점이나 업무용 빌딩이 들어서기 마련이다. 반면 김일성광장 근처에는 '인민 대학습당'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로 치면 국립도서관과 초등학교 등이 서울 명동 중심에 들어선 셈이다.
김일성은 '큰 광장 옆이나 번화한 거리에는 노동자들을 위한 궁전, 극장, 영화관 같은 문화시설들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평양의 중심가에는 상가가 있을 법한 곳에 박물관, 미술관, 학습당이 들어선 곳이 많단다. 사회주의는 '노동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라는 믿음을 도시로 표현한 셈이다.
건축가 임동우는 평양의 특징을 '생산의 도시'(city of production), '녹지의 도시'(city of green), '상징의 도시'(city of symbolism)로 갈래 잡는다. 그러나 평양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는 평양 광장 주변에 노점상이 늘어나는 모습을 눈여겨본다. 돈 되는 길목에 자리 잡는 노점상은 '시장경제의 시작을 나타내는 표시'와도 같다. 그만큼 북한 사회에도 자본주의가 서서히 스며든다고 보아도 좋겠다.
앞으로 평양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나갈까? 임동우는 '사회주의 공간'에서 '자본주의 공간'으로 옮겨갈 평양의 미래를 조목조목 풀어준다. 중심지의 학교나 도서관 등은 상업 시설로 빠르게 바뀔 것이다. 평양 곳곳에 있는 논과 밭에도 임대료를 높게 받을 수 있는 건물이 속속 들어설 테다. 공장 지역에는 큰 아웃렛들이 자리 잡기 좋다. 원래 공업이 발달한 곳에는 항구, 철도, 도로가 잘 갖추어져 있다. 이는 상가가 들어서기에도 좋은 환경이 된다.
그렇지만 평양은 사회주의 도시의 성격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을 듯싶다. 북한의 경제규모는 크지 않다. 때문에 우리와 같은 큰 규모의 '재개발'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사회주의 국가였던 동유럽의 도시들도 이미 있던 시가지에 자본주의의 색깔이 조금씩 더해지는 정도로 변하고 있다.
게다가 평등을 내세우는 사회주의자들은 도시 재개발을 꺼린다. 낡은 집들이 헐리고 새 건물이 들어서면 도시 모습은 깨끗해진다. 하지만 새로워진 공간에는 잘사는 사람들이 들어선다. 못사는 이들은 개발비용을 당해내지 못하는 탓이다. 이들은 더 살기 안 좋은 곳으로 내몰릴 뿐이다.
지난 6월25일은 6·25전쟁 61주년이었다. 남북관계는 점점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형편도 더욱 나빠지나 보다. 북한 관련 기사는 핵 도발과 부패, 부정을 고발하는 내용 일색이다. 그러나 북한은 큰 전쟁을 겪어도 60여년을 버텨온 나라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에는 굶어 죽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넘쳐났다. 모두가 '국가 붕괴'를 내다봤음에도, 북한은 아직도 쓰러지지 않고 있다.
가늘고 모질게 이어지는 북한의 생명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북한의 잘못되고 나쁜 점만 보아서는 설명이 안 된다. 통일을 바란다면 북한의 장점 또한 짚어 보아야 한다. '자생적'인 도시는 우리 시대의 고민거리다. 멀리서 식량과 자원을 가져오지 않아도 스스로 굴러가는 도시 말이다. 점점 바닥나는 자원과 심각해지는 환경 문제는 '자생력 있는 도시'에 눈길을 돌리게 한다. '이상적인 사회주의 도시' 평양의 도시계획은 우리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던져주지 않을까?
금융공황이 휩쓸던 1920년대,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는 '계획경제'로 위기를 뛰어넘었다. 사회주의 방식으로 자본주의의 문제를 풀어낸 셈이다. 남북통일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 때 빨리 다가올 것이다. 우리가 덕을 볼 만한 북한의 장점은 무엇일까? 우리 대부분은 평양을 텔레비전 속 군사퍼레이드의 배경으로만 엿볼 뿐이다. 평양의 '진짜' 현실이 궁금해진다.
안광복 철학박사, 중동고 철학교사 글 추가
2013년 6월 23일 게시
2013년 7월 05일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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