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생전에 'IS 실패' 예견 Vs 맞는 말이나 타 종교를 배척할 필요는 없어

【서울=뉴시스】알카에다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라덴이 생전에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의 실패를 예측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빈라덴은 "서방국에 있는 반대 세력을 잠재우기에 앞서 '칼리프 제국'(칼리파가 통치하는 이슬람 국가)을 선포하는 지하디스트들의 노력은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빈라덴은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 최고지도자이자 자신의 개인 비서였던 나시르 알와하이시에게 보낸 편지에 "이슬람 국가를 세우려면 해외에 퍼져있는 이교도를 먼저 처단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아무리 숫자가 적어도 그들은 이슬람 국가의 선포에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알와하이시는 아부 바시르라는 가명으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워싱턴=AP/뉴시스】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촬영한 사진. 빈 라덴은 2900만 달러(약 358억5850만원)의 개인자산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중 대부분이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사용되길 희망했던 것으로 비밀 해제된 미 문건에서 드러났다. 2016.03.01

칼리프 제국을 먼저 선언한 뒤 추종자를 확보하고 영토를 넓히는 것은 IS의 대표적인 전략이다. 필요 조건을 먼저 충족하고, 궁극적으로 칼리프 제국을 선포해야 한다는 알카에다 중앙지도부의 노선과 다르다.

       

        빈 라덴 사살한 레이버실 (침묵의 병사들)

미군 특수부대가 빈라덴을 살해한 시점은 지난 2011년 5월로, IS가 칼리프 제국을 선언하고 조직 이름을 공식 발표한 2014년 6월보다 이전이다. 그러나 IS의 전신인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와 알카에다 중앙지도부는 빈라덴이 살아있을 때부터 이미 전략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빈라덴은 미국 등 서방국을 타도하기 전에 칼리프 제국을 선포하는 것은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할 방법이라고 주장했다"며 "이 전략을 밀고 나간다 하더라도 결국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빈라덴은 이슬람 국가를 설립하는 데 필요한 조건에 대해서도 글을 남겼다. 대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 빈라덴은 같은 무슬림까지 공격하는 AQI의 극단적인 행태를 막지 못한 것을 우려했다.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빈라덴은 현지 무슬림까지 공격하는 AQI에 매우 비판적이었다"며 "빈라덴은 AQI의 전략이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해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시 알카에다 중앙지도부가 이슬람 국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고 전했다. 그는 "알카에다 지도부는 영토를 확보하고 주민들을 관리할 준비가 돼있지 않으면 이슬람 국가를 선포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입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 정부가 1일 추가 공개한 빈라덴 관련 문건 113건을 통해 드러났다. 이 문서는 미국 해군 특수부대인 실(SEAL)이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던 빈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의 일부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빈라덴이 수단에 머무르던 1991~1996년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언장과 자필 편지도 포함돼 있다. 유언장을 제외한 다른 편지들은 대부분 2009~2011년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편지 원문은 아랍어로 썼고, 미국 정보당국이 영어로 번역했다.

빈라덴은 유언장에 자신의 형제 중 한 명으로부터 1200만 달러를 받았고 수단에서 2900만 달러를 확보했다고 적었다. 자신이 죽으면 수단에 있는 2900만달러 전액을 지하드를 위해 쓰기 바란다고 가족에게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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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를 세우기 위해 대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얹어야 하는 건

맞는 말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나 타 종교를 배척할 필요는 없어

(김 민섭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