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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과거에서 눈 돌려 미래를 봐야 본문
[중앙일보 사설] 김정은, 과거에서 눈 돌려 미래를 봐야
북한의 제7차 노동당대회 폐막을 바라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36년만에 열린 당대회인데도 핵 보유 천명 말고는 이전과 달라진 게 조금도 없어 북한이 과연 우리와 같은 시대, 같은 지구에 존재하는 국가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당대회가 시작된 6일 아침 노동신문 사설부터 표절이라 할 만큼 36년 전 내용과 겹쳤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읽은 사업총화 보고 역시 36년 전 김일성 주석이 6차 당대회에서 밝힌 보고 그대로였다. 기본 노선은 김일성·김정은주의를 계승한다니 그렇다 쳐도 김 주석이 옛 소련의 패권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사용한 ‘지배주의’ 용어까지 차용해 “제국주의, 지배주의 세력의 침략과 내정간섭을 반대하여 투쟁해야 한다”고 되뇌고 있다. 동구 사회주의권이 붕괴한지 30년이 돼가는 시점에서 세계혁명까지 언급한다.
정말 김 위원장이 이처럼 시대착오적인 냉전시대 세계관을 가졌다면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 지 참으로 난감한 따름이다. 물론 스위스 유학 경력을 가진 32세의 젊은 지도자가 쉽게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칫 변화를 선택했다가는 논리가 취약하기 그지없는 3대 세습의 정당성이 한 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이용후생(利用厚生)만이 정통성을 두텁게 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이념이 사라진 시기에 인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곳간뿐이다. 지구상의 어느 나라도 북한 체제를 위협하지 않는 상황에서 모든 자원을 핵개발에 쏟아 붓는 걸 북한 주민들이 용인한다면 그건 강요에 의해서일 뿐이다.
그 귀한 자원을 스스로 한심하다고 평가한 경제를 살리는 데 투자해야 한다. 그러려면 국제사회에 문을 열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핵만 포기한다면 도움의 손을 내밀 나라는 한국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헛된 과거에서 눈을 돌려 미래를 바라보라. 핵이 만드는 불안한 몽상의 미래가 아니라 백성들이 고복격양(鼓腹擊壤)하며 살만한 나라를 만들어준 위대한 지도자를 칭송할 그런 미래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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