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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산업이 뜬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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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산업이 뜬다.

김민섭 [Dr. rafael] 2010. 6. 21. 17:01

삼성전자 진출로 업계 재편 불가피

 

지난 7월 23일 그랜드힐튼호텔. 바이오의약품 CEO포럼에 참석한 윤여표 식약청장은 “바이오시밀러(잠깐용어 참조) 개발과 허가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며 한껏 분위기를 돋웠다.

삼성전자가 이 부문에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 정부 차원에서 나온 화답인 셈이다. 앞서 지식경제부는 신성장동력 프로젝트의 한 부분으로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선정한 바 있어 업계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시장 규모는?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약 중 단백질 합성물과 관련한 복제약을 뜻한다. 흔히 신약 개발을 했을 경우 국제 특허 기간은 20~25년. 약 하나에 1조원가량의 부가가치를 내는 오리지널약들의 특허 만료가 대부분 2012~2013년에 끝나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종료 시점에 맞춰 복제약의 일종인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정효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할 수 있는 오리지널 제약시장은 3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향후 바이오시밀러시장이 형성되면 제품 가격은 싸지겠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시장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5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주최로 열린 ‘바이오시밀러 산학연 심포지엄’에서 민호성 삼성종합기술원 박사가 밝힌 바이오시밀러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2015년 250억달러(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바이오시장의 18%에 달하는 수치다.

시장규모가 이렇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이유는 각국 정부의 호의적인 태도 덕분이다. 바이오시밀러는 비슷한 효능을 가지면서도 의료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정부는 진흥책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표적치료 항체의약품을 예로 들면 이 약은 암세포에 결합해 특정 세포만을 사멸시키는 뛰어난 치료효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시장규모가 2007년 기준 80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오리지널약을 들여왔다 하더라도 연간 수천만원에 이르는 높은 치료비 때문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약의 50~70% 선 가격에서 시장에 풀린다면 국민건강보험 대상 약으로 등재돼, 보다 저렴하게 많은 환자들이 복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제약사 익스프레스스크립츠의 2007년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가 본격 출시되면 미국 시장에서 10년 동안 약 710억달러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이런 논리에 힘을 싣는다.

어디가 주도하나?

셀트리온 공장 설비.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시장이 열릴 것이란 예상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주식시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 테마주란 말이 나돌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터.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삼성전자를 차치하고라도 국내 업체 중 이미 발 빠르게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 LG생명과학, 셀트리온, 한올제약 등이 그중에서도 돋보인다. 이들 기업은 지식경제부가 연간 300억원을 투자하는 ‘신성장동력 프로젝트’ 지원 대상에 포함돼 공신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특히 틈새시장을 뚫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나선 셀트리온은 단연 주식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여타 업체들이 ‘테마’로 엮인다면 셀트리온은 제1공장을 통해 국내 업체 중 발 빠르게 생산설비를 갖추면서 실질적인 준비에 착수한 상황.

셀트리온은 현재 세계 시장규모 1조원 이상인 9개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며, 이 중 우선적으로 유방암 치료제·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대장암 치료제 등 세 제품을 2011년부터 세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유방암 표적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세계 최초로 선진국 기준을 충족하는 전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한국식약청에 임상시험(IND) 신청을 제출했다. 2011년, 선진국과 달리 관련 특허가 적용되지 않는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서 먼저 제품을 내놔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생명과학은 2006년 유럽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인 성장호르몬(밸트로핀)을 허가받은 경험이 있다. 배기달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의약품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까다로운 미국, 유럽 기준에 통과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사 중 이런 경험을 갖춘 회사로 LG생명과학이 가장 수위에 있다. 이는 향후 바이오시밀러시장에서도 적잖은 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앱지스 역시 기대받는 회사다. 삼성전자의 파트너사로 선정돼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 회사는 바이오시밀러 고셰병 치료제 ‘ISU302’로 지난해 12월 브라질의 유로파마사와 현지 임상, 2010년부터 5년간 7495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5월에도 아르헨티나 엘리아사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 남미 시장 공략에 한발 앞서 있다.

한올제약은 ‘한페론(주사제, 경구제)’ 등 7품목의 개량형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한올제약 관계자는 “이들의 환산 가치는 9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향후 연구개발이 완료돼 상품화된다면 오는 2015년경에는 바이오시밀러 및 기타 의약품 판매를 통해 9조6000억원의 매출도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변수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공 요건으로 미국, 유럽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확보, 글로벌 유통망이 꼽힌다. 배기달 연구원은 “국내사 중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회사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기술력 부문부터 살펴보면 임상시험에 최소 5년, 설비투자에 최소 3년이 필요한데 2012년 이후 특허가 풀리는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내놓으려면 지금부터 서두르더라도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투자 금액 외에 관련 인력 확보 방안, 설비투자 계획 등 구체안이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고 비교적 최근에서야 실무 추진 주체가 신사업팀으로 정해지는 등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기술력을 확보하더라도 국제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관련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안소영 안소영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식약청 등이 제시하는 허가에 대한 지식을 꿰차고 있지 않으면 아주 어렵다. 지역 장벽도 많고 미국, 유럽의 경우 국내사를 먼저 허가해주는 식의 ‘보이지 않는 장벽’ 전략을 쓰기도 하기에 지역별 기준을 면밀히 파악하는 전문가 집단을 지금부터 양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가 경쟁력 확보도 관건. 배기달 연구원은 “삼성, LG, SK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좌우하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아직 갖추지 못한 상황이고 중소업체들은 시작은 빨랐다 하더라도 자금력이 부족해 국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고전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테마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수앱지스, 한올제약 등이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이 비근한 예다.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지다 보니 분기별 실적에서는 적자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것.

글로벌 네트워크 역시 숙제다. LG생명과학이 매출의 40% 이상을 수출하고 셀트리온이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시장에 자체 판매망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글로벌 유통망에서 국내 업체가 주류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잠깐용어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출시되는 복제약의 일종. 약효가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똑같이 작용할 때는 제네릭(복제약)이라 한다. 약효가 같은 동물세포에서 같은 DNA로 만들더라도 단백질 구조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단백질 복제약의 경우에는, 비슷하다는 의미의 바이오시밀러 또는 바이오제네릭으로 지칭한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17호(09.08.05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