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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별과 그린 라이프

바이오 신약 개발을 둘러 싼 소설같은 스토리 - The Cell Game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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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신약 개발을 둘러 싼 소설같은 스토리 - The Cell Game

김민섭 [Dr. rafael] 2011. 4. 15. 08:30

신약 개발자들에게 있어서 성공 신약 개발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최대 관심사이지만 신약 개발 관련 특허나 신약 허가에 대해 FDA가 공개한 공식 자료나 뉴스외에는 좀 처럼 양질의 자료를 얻기는 쉽지않다. 이유는 대부분 기업 기밀이어서 접근이 어렵거나 자료가 공개되어있어도 리포트같이 정리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신약 개발이 주제인 교과서나 텍스트 북의 경우에도 정리는 잘 되어있는 편이지만 읽는 맛이 없거나 신약 개발 과정중 어느 한 과정만을 지나치게 이론적으로만 강조한 경우도 많아서 좀처럼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약 시장이나 제약 기업과 관련된 논픽션을 다룬 책들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면 대부분 제약 기업의 비리나 시장에서의 비윤리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서론이 길었는 가 보다. 우연히 떨이 장터에 갔다가 발견한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그 어떤 텍스트 북 보다도 더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새 책이었는 데도 겨우 3달러였다.
 

 


이 책은 작년 Eli Lilly 사에 인수되어 엄청난 뉴스거리가 되었던 ImClone 사에 관한 과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 책이다. ImClone 은 작년보다 더 엄청난 뉴스거리가 된 적이 있었는 데 2000년대 초반 주식 내부 거래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있는 마샤 스튜어트 (Martha Stewart) 가 감방에 가게 된 이유도 이 스캔들의 연루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ImClone 사의 대표였던 Sam Waksal 의 기업 운영과 관련된 비리와 사생활이 이 책의 주제라고는 되어 있지만 필자가 신약 개발에 관련된 사항들에 너무 치중을 해서 지나치리 만큼 생생하게 (?) 서술하는 바람에 제약 회사와 관련된 스캔들 내용에 기대가 많았던 독자들은 아마 실망을 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본인과 같이 신약 개발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한 독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올러직스 (Biologics; 바이오 신약) 분야 중 항체 신약 분야에서 성공 스토리의 표본이 되었던 항암제 Erbitux (어비턱스) 개발에 관한 스토리가 소재이다.

조금 덧붙이자면 Erbitux 는 현재 매해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여주는 바이오 신약이다. 이는 소위 말하는 블록버스터 신약인데 (대략 10억 달러/년 판매액이 기준이다.) 10억 달러라면 우리돈으로 대략 1.3 조원이다. 그런데도 이 Erbitux 가 전세계 블록버스터 순위 50위권에도 못든다면 도대체 전세계 신약 시장이 얼마나 큰 시장인지는 짐작할 수 있겠다.

예전에 들었던 좋은 예가 있었다. 2000년 그 즈음 타이타닉, 스타워즈, 쥬라기 공원 등 블록버스터 급 영화들이 한꺼번에 등장해 세계 시장을 석권해서 엄청나게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당시 정부에서 조차 영화 산업이 자동차 산업보다 부가가치가 큰 산업이라고 호들갑을 떨었겠는 가?...  그 당시 할리우드 영화들이 벌어들인 돈을 다 합치면 52억 달러가 넘었다. 지금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6.5조원이다 대단한 금액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 아스트라제네카 (AstraZeneca) 라는 다국적 제약 기업의 신약 Omeprazole 하나가 벌어들인 금액이 얼마였을 까? 단 한개의 신약이 2000년 한해 62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우리 돈 8조원이 넘는 규모이다. 

조금 흥분을 가라앉히고 싶지만 왜 지금 우리나라가 장차 신약 개발 사업 투자에 대해 진지한 고려를 해봐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리 기초 과학에 돈을 때려 넣으면 뭐 할 것인가? 심하게 말해 논문만 발표를 하고 있으면 뭐 할 것인가? 기초 과학 결과를 시장 가치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다. 아무리 기초 과학에서 발견을 해 대도 그것을 실용화 할 수 없으면 그건 이론일 뿐이다. 참고로 한국에는 기초 과학에서 발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신약을 개발해서 시장에 내어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제약 업체가 전혀 없다.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단 한 기업도 없다. 우리가 늘 우습게 보는 이웃나라 일본에만 해도 그런 능력이 있는 제약 업체가 20개가 넘는다. 장차 한국의 국부를 생각한다면 신약 산업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분야이다. 동시에 왜 한국에 지금까지 경쟁력있는 제약 기업이 단 하나도 없는 지 분석이 되어야 한다.

암튼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이 책은 Erbitux 라는 신약이 (프로젝트 명은 C225 였다.) 기초 과학 연구를 통해 발견된 과정과 그것이 어떻게 임상 연구에 들어갔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FDA 승인을 얻게 되며 그 과정에서 발생했던 여러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어 갔는 지를 상세하게 지루하지 않게 소설 처럼 설명해준다. 나름대로 기초 과학 분야에서 실적을 쌓아 온 우리나라가 장차 기초 과학에서 발견한 결과를 바이오 신약까지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간접경험을 얻는 데 이 보다 더 나은 책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 다.

하나 덧붙이자면 기초 과학에서 발견 된 결과가 아무리 그럴싸 해도 임상 연구를 통해 검증이 되기 전까지는 그저 이론일 뿐이란 것을 염두했으면 한다. 대다수의 학자들이 기초 과학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과 정부를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는 현 상황이 진정한 신약 개발을 막고 있는 걸림돌이란 것도 알아두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