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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부부] 조권-가인 하차, '우결2' 키스의 저주

김민섭 [Dr. rafael] 2011. 1. 6. 18:55

 

 

'우결' 시리즈가 가진 최대재미는 '설레임'이다.

이들은 서로 입맞춤을 한 순간 더이상 보여줄게 없어져 버렸다.

 

(이하 옮겨온 글) 무려 1년 5개월이나 출연한 '우결' 시리즈의 최장수 커플인 조권-가인의 '아담부부'가 마침내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최근 새로운 커플에 대한 루머가 활발하게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2011년 1월 6일 새벽에 방송된 라디오 '심심타파'에서 조권-가인이 직접 하차를 공식발표했다. 누가 뭐래도 조권-가인의 '아담부부'는 '우결2'의 부활에 1등 공신임이 분명하다. 비록 한시대를 풍미했지만 경쟁 프로그램들에 밀려 쇠락했던 [일밤-우결]이 '우결2'라는 이름으로 독립해 나오면서 전성기 시절을 거의 재현할뻔 했던 것이 바로 '아담부부'의 맹활약 덕분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랑하게됬어요'라는 부부송을 히트시켰고, '깝권'을 2010년 예능대세로 만들었으며, 가인을 연예계의 대표적인 트렌드세터로 자리잡도록 만들었다.

 


사실 '아담부부'의 유통기한은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고 봐야한다. 지난 2010년 8월 24일자 [조권-가인의 깜짝키스, 스스로 판 자기무덤]에서 설명한 바 있듯이, 이들은 서로 입맞춤을 한 순간 더이상 보여줄게 없어져 버렸다. '우결' 시리즈가 가진 최대재미는 '설레임'이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가상 커플이 점차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모해 가면서 시청자들은 '저 두사람이 혹시?'라는 기대와 설레임을 가지게 된다. 그런 기대와 설레임을 충족하기 위하여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보여진 가상커플의 대화, 눈빛교환, 작은 스킨십에 큰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즉, 시청자들은 조권과 가인을 주인공으로서 하여 자신만의 판타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문제는 조권-가인처럼 대놓고 진한 스킨십을 해버리면 시청자들로서는 더이상 자기만의 판타지를 이어갈 수 없게된다. 더이상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감정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하여 노력할 필요가 없어져버리기 때문이다. 즉,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두근두근 거리며 선물의 포장지를 조심스럽게 벗기는 재미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저 남의 연애를 지켜보는 기분, 예쁜 커플의 예쁜 연애기를 구경하는 기분밖에는 느낄 수가 없게된다. 실제로 조권-가인 커플의 키스가 있은 후 잠시 반짝 상승했던 '우결2'의 시청률은 곧바로 제자리로 복귀하더니 그로부터 반년이 지나도록 제자리 걸음만을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월 1일자 '우결2'에서 '아담부부'는 반면만에 또다시 입맞춤을 하였지만 시청률은 전혀 오르지 않았다.
 


'우결' 시리즈의 가상커플로부터 설레임이 제거되면 남는 것은 시트콤스런 설정뿐이다. 실제로 조권-가인이 첫 키스를 한 이후부터 두번째 키스를 할 때까지 이들이 방송에서 보였던 모습들을 돌이켜보자. 예전에는 오직 두 사람만 붙어있어도 빵빵 터졌던 '아담부부'의 분량에 자꾸만 게스트들이 끼어들었다. 또한 걸핏하면 어딘가로 여행을 간다든지 유치원에서 애들을 돌보다든지 등등 대형 이벤트로 방송분량을 채웠고, 닉쿤-빅토리아 커플과 함께하는 분량도 많아졌다. 이는 '아담부부'로부터 설레임이 제거되자 이를 대신하여 시트콤적인 재미를 채워 넣으려는 제작진의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답보상태였던 시청률이 말해주듯 키스로 인하여 설레임이 제거된 '아담부부'는 더이상 대박을 터트리지 못했다.   
       
반면에 키스를 한 이후로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조권-가인을 가상커플의 범주에서 끄집어내어 실제커플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조권의 인터뷰 때마다 반드시 가인이 언급되었고, 가인이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는 솔로곡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권이란 존재덕분에 노래에 실린 감정이 효과적으로 어필되지 못했다. 이처럼 입맞춤 이후로 '아담부부'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 실제로 입맞춤 이후 '우결2'의 시청포커스가 '아담부부'에서 '용서부부'로 옮겨간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정상적이었다면 조권-가인은 입맞춤을 하여 설레임이 제거된 직후 하차를 했어야만 했다. 만약 그때 하차했다면 '아담부부'는 '우결2'를 살린 영웅들로서 긴 여운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었다. 모름지기 뭐든 아쉬울 때 끝내야만 오래도록 좋게 기억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청률 하락을 우려한 제작진이 무리하게 반년을 더 붙잡고 있었고, 설레임이 제거된 '아담부부'는 줄창 시트콤만 찍다가 연애감정이 아닌 우정을 나누는 부부처럼 변해버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남매로 출연하며 각자 다른 상대역과 러브라인이 존재하는 진짜 시트콤 '몽땅 내사랑' 덕분에 '아담부부'는 실로 애매한 상태에 놓이고 말았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아담부부'에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면 '몽땅 내사랑'에 문제가 생기고, '몽땅 내사랑'에 몰입하게 만들면 '아담부부'가 곤란해졌던 것이다. 이런 혼란속에서 '우결2'는 시청률 답보상태를 깰 회심의 한방으로서 반년만에 또다시 '아담부부'의 키스씬을 연출했지만, 오히려 시청률은 동시간대 경쟁작 '붕어빵'에 역전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야말로 키스의 저주가 아닐 수 없었다.

'우결' 시리즈에서 진한 스킨십인 입맞춤까지 하게되면 하차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우결' 시리즈의 가상커플을 보며 자신만의 판타지를 가꾸어가는 시청자들은 가상커플이 실제 연인으로 인식된 이후에는 관심이 없다. 실제연인 커플이었던 김용준-황정음 커플이 가상커플인 조권-가인만큼 인기있었는지 비교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신데렐라가 왕자님과 맺어지는 순간까지, 백설공주가 왕자님과 맺어지는 순간까지만을 지켜보길 원하는 것처럼 '우결' 시리즈의 시청자들도 가상 커플이 실제로 맺어지는 순간까지만으로 판타지를 끝낸다. 그 이후까지 원하는 것은 시청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커플의 팬들 뿐이다. 어쨌든 비록 반년정도 뒤늦었지만 이제라도 하차를 결정한 조권-가인의 선택은 매우 옳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이제 '가인의 남자 조권'과 '조권의 여자 가인'이 아닌 조권과 가인으로서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야만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