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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어머니

김민섭 [Dr. rafael] 2016. 5. 8. 06:46

 

 

 

 

 

오월의 어머니 /  강인한

오월의 부신 아침 햇살이
키 작은 사철나무
새로 돋은 여린 잎새에 빛날 때면
어머니,
꿈 같은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나비처럼 팔랑팔랑 외갓집 가던 길
파아란 하늘은
구름 둥둥 하얗게 목화꽃을 피우고

징검다리를 건너서
논둑길을 건너서
어머니가 내게 펼쳐 보여주신
우리 나라의 오월은 아름다웠습니다.

어머니,
학교 갔다 오는 길에
어쩌다 동무들과 어울려
땅뺏기며 구슬치기로 해를 넘길 때
어두운 골목 어귀에서
긴 목으로 서성이며 기다리던
어머니,
밥물 냄새 은은한
어머니의 치마폭은
한없이 넓은 평화였습니다.

철없이 나이 들어
슬프고 험한 세상
어지러운 나날로 달이 가고 해가 가도
어머니는 언제나
그리운 오월입니다.

지친 등허리를 다둑거려 쓸어주고
일으켜 세워주던 어머니,
당신은 사철나무 여린 잎새에
꿈같이 맺히는 아침 햇살입니다.
맨 마지막까지 기다려주는
넉넉한 사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