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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평양 백화원 초대소

김민섭 [Dr. rafael] 2013. 6. 8. 21:00

-정 면담의 서곡 백화원 초대소

6.15 5주년을 기념하는 평양 통일 대축전 행사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김일성 경기장 등 평양 시내에서 펼쳐졌습니다. 북한은 올 해가 6.15 5주년을 맞는 꺾어지는 해인 만큼 성대하게 치르기로 작심한 것 같았습니다. 6.15 평양 통일 대축전은 남북의 민화협을 추축으로 한 민간 대표단이 참가하는 행사와 정부 대표단이 참가하는 행사로 나뉘어져 진행됐습니다. 개막식과 폐막식을 제외하면 민간과 정부 대표단이 함께 참석한 행사는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취재 기자들도 민간 대표단 취재 기자단과 정부 대표단 취재 기자단으로 구성돼 각각의 일정에 따라 별도로 움직였습니다.

민간 기자단은 고려호텔에 머물렀고 정부 기자단은 정부 대표단의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에 머물렀습니다. 백화원 초대소는 백화원 영빈관으로도 알려졌는데 정원에 백 가지 꽃이 만발한다고 해서 초대소 이름을 백화원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백화원 초대소는 북한의 대표적인 국빈 숙소 가운데 하나로 평양시 북동쪽 대성구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난 1983년 건립됐습니다. 지난 2000 6.15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도 백화원 초대소에 머물렀습니다.

백화원 초대소 인공 호수

백화원 초대소는 주변이 울창한 숲으로 둘러 쌓여 있고 초대소 안에는 대형 호수가 있습니다. 호수 주변에는 산책로가 있어 아침 산책이나 조깅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저도 평양 방문 마지막 날인 6월 17일 아침 산책을 나갔다가 조깅을 하던 정동영 장관이 수행비서의 연락을 받고 급히 숙소로 돌아가는 것을 봤는데요, 이 때문에 기자들은 정동영 장관이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 시간을 최종 통보 받은 시각이 이때쯤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습니다.

백화원 초대소는 모두 3개 동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1 2 3각이라고 부르더군요. 1각은 국가 원수나 수상 이상의 국빈이 머무는 곳입니다. 2000 6.15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머물렀던 곳이 1각이고 당시 수행원들은 2각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1각에는 한 숙소가 4-5개의 방으로 이뤄진 스위트 룸들만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 특사 자격인 정동영 장관은 2각에 있는 스위트 룸에 머물렀습니다. 1층에 있는 정장관의 룸은 접견실과 침실로 구분돼 있는 2칸 짜리 숙소입니다. 천장이 높고 벽에는 각종 그림이 전시돼 있는 등 영화에서 보는 유럽의 귀족들이 머무는 성의 침실과 같이 웅장하다는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백화원 초대소 2각 외경

3층 건물인 2각은 각층 로비 마다 탁구대나 당구대가 있어 무료함을 달랠 수 있게 했고 복도 바닥에는 두터운 초록색 카페트가 깔려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전기때문인지 버튼을 누르면 잠시 뒤 문이 열리면 엘리베이터 내부 조명이 들어 오도록 설계돼 있었습니다. 20년 전에 지어 진 건물이다 보니 시설은 현대적이지 않았지만 관리는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수행원들이 머무는 객실 바닥은 목재 플로어로 깔려있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옷장 바로 옆에는 미니 바가 설치돼 있는데 백두산 들쭉술과 인삼주가 비치돼 있습니다. 욕실도 상당히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습니다.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과거에는 욕조가 있었지만 리모델링을 해 샤워 부스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욕실은 우리 나라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행원 숙소 내부

수행원 숙소 화장실

재미있는 사실은 백화원 초대소에서 우리 나라 방송을 실시간으로 모니터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TV 아래에는 위성방송용 셋탑 박스가 설치돼 있는데 KBS는 물론 MBC SBS, 그리고 미국의 CNN, 영국의 BBC 등 해외 주요 방송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풀 기자단이 취재해 보낸 것이 어떻게 방송에 나가는지는 모두 알 수 있었습니다.

KBS 1TV 9시 뉴스

KBS 2TV 폭소클럽

김정일 위원장이나 국빈들이 사용하는 이런 초대소는 평양에만 8 개가 있고 전국적으로는 16개나 된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이 백화원 초대소와 주암산 초대소, 흥부 초대소 그리고 이번에 김정일 위원장과 정동영 장관의 면담이 이뤄진 대동강 초대소 등입니다. 정부 대표단의 숙소는 처음 고려호텔에서 주암산 초대소와 흥부 초대소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백화원 초대소로 변경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선발대로 평양에 파견됐던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흥부 초대소와 주암산 초대소로 숙소를 정했을 경우 정부 대표단과 수행원과 기자들의 숙소가 멀리 떨어져서 불편하다는 뜻을 전하자 곧바로 백화원 초대소로 숙소를 변경해 주는 등 북한은 숙소 선정 과정에서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대표단의 숙소가 백화원으로 정해진 것을 놓고 두 가지 해석이 나왔습니다.

첫째는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정부 대표단에게 최상의 환대를 베푸는 대신 김 위원장과의 면담은 마지막 카드로 보관하면서 다음 기회로 미룰 것이라는 전략입니다. 북한을 처음을 방문한 정동영 장관에서 최고의 선물인 김 위원장과의 면담까지 주고 나면 정장관에 대한 카드가 바닥이 나기 때문에 최고의 예우와 환대로 접대하는 선에서 이번 방문을 마무리 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둘째는 북한이 처음부터 김 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백화원 정부 대표단의 숙소를 백화원 초대소로 정했다는 것입니다. 김위원장이 방문할 경우 보안 유지에도 좋고 과거 김대중 대통령과 김위원장 간의 면담도 이곳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런 점을 감안해 숙소를 정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두 번째 시나리오가 적중했고 김위원장과 정동영 장관의 면담으로 6.15 행사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게 됐습니다. (계속)

출처 : 소나무한그루
글쓴이 : 장백산소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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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5월 13일 방북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김정일 위원장이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서울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