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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中 경제특구 백번 봐서 뭐하나

김민섭 [Dr. rafael] 2010. 5. 26. 20:19

 

 

 

김정일, 中 경제특구 백번 봐서 뭐하나

 

입력 : 2010.05.05 23:27 / 수정 : 2010.05.05 23:29  

조선일보 [오늘의 사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 사흘째인 5일 톈진(天津)시 외곽의 신흥 산업지대 빈하이(濱海)를 둘러봤다. 앞서 김정일은 3~4일 랴오닝성(遼寧省) 다롄(大連)의 경제기술개발특구 등을 찾았다. 김정일은 이번 방중(訪中) 일정 전반부를 중국 동·북부 주요 산업시설 시찰로 보냈다. 5일 오후엔 베이징에 도착해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의 회담 등 정치 일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2000년 이후 5차례 중국 방문 가운데 2001년과 2006년, 그리고 이번까지 세 번에 걸쳐 중국의 경제특구를 방문했다. 2001년 상하이를 찾아 "상하이가 천지개벽됐다. 중국의 엄청난 변화는 중국 공산당의 개혁·개방 정책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했다. 2006년엔 우한(武漢) 삼협댐과 광저우(廣州)·선전의 하이테크 산업단지와 컨테이너항을 둘러봤다. 김정일은 이런 중국식 경제개발 모델을 북한에 이식(移植)하려고 2002년 7·1 경제개혁과 신의주 특구를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폐쇄적인 북한 체제를 그대로 둔 채 일부 지역만 외화벌이용 경제특구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이유다. 김정일은 중국 경제특구의 화려한 외양(外樣)만 봤을 뿐,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중국 지도부의 의지와 비전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김정일이 이번에 둘러본 다롄과 톈진은 최근 북한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북한·중국 접경도시 신의주와 함경북도 나선(옛 나진·선봉)항구 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롄과 톈진 모두 북한과 가깝고 신의주·나선항 개발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김정일이 경제 개혁·개방의 문을 활짝 열고 북한을 살리는 길을 택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금강산지구 이산가족면회소 등 남측 정부와 공기업 소유 부동산 3600여억원어치를 몰수한다고 발표했다. 북한 군인이 2008년 우리 관광객을 총으로 쏴 죽인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자 엄연히 한국 정부와 기업 소유 부동산을 무법적으로 몰수하겠다고 밀어붙인 것이다. 이런 북한과 교역을 하고 투자를 할 국가나 기업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북한은 중국에도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못 된다. 김정일이 북한의 경제발전을 정말 원한다면 중국 경제특구를 둘러보고 다닐 일이 아니다. 세계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최빈국(最貧國)에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과 손을 잡고 북한을 바꿔 나가는 게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