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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개인맞춤의료 전방위로 확산추세

김민섭 [Dr. rafael] 2010. 6. 28. 18:13

[기획] 개인맞춤의료 전방위로 확산추세
게놈프로젝트, 제약 연구개발 근본적 변화 일으켜

 병원 및 보험업체도 본격 도입 시작

 

 지난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료된 후 10년도 안돼 제약 연구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개인맞춤 치료제 분야에서 본격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병원이나 의료보험 업체에서도 개인맞춤 의료 도입이 시작돼 의료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과거 10년 동안 유전학 발견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제약사들은 정보의 홍수에 빠졌지만, 최근 들어 여러 다국적 제약사가 유전학을 약물개발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유전자 약물 타깃은 질환 및 유전적 맥락을 연구하던 학계의 과학자에 의해 발굴됐으나, 게놈프로젝트로 인해 이러한 배경 없이 일시에 수천개의 타깃이 생겨났다. 기본적 발견으로부터 신약이 출시되는 데 보통 15년이 걸리는 상황을 고려하면, 지난 수년간 타깃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보낸 제약사들이 이제 열매를 맺을 때가 무르익었다는 시각이다.        

 

 이미 FDA 승인 치료제 중 121개가 라벨에 약물유전체 정보를 담고 있는 가운데, 허셉틴.얼비툭스.벡티빅스 등 6개 치료제가 처방 전 유전자 검사를 요하며, 30개 가량이 진단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현재 머크의 자동화 바이오기술 시설에서는 약물 개발의 시작점으로서 질환관련 유전자를 찾아내기 위해, 약 2만2000개의 인간 유전자를 하나씩 끄면서 인간세포에 일어나는 일을 연구하고 있다. 머크는 지난 2006년 RNA 간섭기술 업체인 시르나를 인수하면서 이같은 기술을 손에 넣었으며, 이제 약물연구의 표준화된 부분으로서 다른 차원의 연구가 가능케 됐다는 평가다. 

 

 BMS 또한 개발 약물의 2/3이 어떤 식으로든 게놈과 관련돼 있으며, 지넨텍 역시 임상개발 약물의 1/3과 개발초기 신약후보의 2/3는 게놈프로젝트로 인해 상당 부분 가능케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출시된 암젠의 블록버스터 기대주 ‘프롤리아’가 유전자 연구를 통해 발굴됐다. 프롤리아는 쥐 실험에서 특정 유전자가 과잉 발현됐을 경우 유난히 두꺼운 뼈를 갖고 있는 데 착안해 개발됐다. 또한 현재 승인 심사 중인 루푸스 치료제 ‘베닐스타’ 역시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서 발견된 단백질을 타깃으로 삼아 개발됐다.  

 

제휴 통한 동반진단 개발 활기

 

 아울러 다국적 제약사들은 개인맞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앞 다퉈 진단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로슈와 애보트가 자체 진단사업의 전문성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가운데 GSK와 화이자가 애보트와 항암제 개발에 제휴했으며 화이자는 퀴아젠과도 항암제 동반진단을 개발하고 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코와 협력하고 있으며 노바티스는 아예 내부적으로 분자진단부서를 새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진단을 바탕으로 한 개인맞춤 치료제 개발도 속속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ASCO에서 선보인 유전자 타깃 항암제로 화이자의 폐암 치료제 ‘크리조티닙’(crizotinib)이 주목된다. 현재 3상 임상 중인 크리조티닙은 비흡연자 환자에서 자주 발견되는 EML4-ALK 유전자를 차단한다. 이는 단지 폐암 환자의 4%를 노리고 있을 뿐이지만, 실험에서 일단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의 90% 이상이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더욱 소규모의 신속한 임상실험이 가능하며, 질환 말기 보다는 더욱 초기 치료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로슈의 흑색종 신약후보 ‘PLX4032’의 경우에도 흑색종의 60%에서 발현하는 B-RAF V600E 변이를 억제하는데 임상실험 참가 환자부터 진단검사를 통해 선택하고 있다. 1상 임상 결과 변이가 없는 환자는 반응이 없었지만 변이가 있을 경우 70%가 반응해 로슈는 이를 동반진단과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동반진단은 신약개발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ARCA 바이오파마의 ‘젠카로’(Gencaro, bucindolol)는 기존에 있던 베타차단제이지만 최초의 유전자 타깃 심부전 치료제로 가능성을 보이며 ‘메토프로롤’과 비교 임상실험이 계획돼 있다. 

 

 이같은 진단을 통해 환자를 가려냄으로써 매출 저하의 우려도 있지만 맞춤치료를 통한 효과 증진, 부작용 감소, 내약성 및 순응도 개선 등 임상의 질이 향상되면 판매량이 감소해도 더욱 높은 가격을 부름으로써 매출성장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그밖에 유명한 분자진단검사의 예로 ‘온코타입 DX’가 유방암 재발 가능성을 예측해 불필요한 화학요법을 피하게 하며, XDx의 ‘알로맵’(AlloMap)도 비침습적 유전자 발현 검사로 심장이식 거부반응의 가능성을 측정해 면역억제 치료 결정을 도와 여러 미국 의대에서 임상적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울러 최근 다발경화증에 베타인터페론의 반응을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가 연구되고 있어 시장에 큰 영향이 예상되며, 많은 환자들이 과잉치료를 받는 호지킨 림프종에도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혈액검사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비용절감 및 의료의 질 개선 기대

 

 특히 처방약가관리업체의 경우 비용절감을 위해 개인맞춤의료 및 동반진단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드코에 의하면 유전자에 따라 치료반응이 다양한 ‘와파린’의 경우 치료 시작 한달안에 부작용으로 인한 입원율이 20%에 이르는데, 유전자 정보를 통해 용량을 처방할 경우 입원율을 30%나 감소시킬 수 있었다. 또한 환자들이 스스로 심혈관 질환의 유전적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면 스타틴 복약 순응도가 더욱 향상돼 전체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메드코는 와파린과 ‘타목시펜’에 대해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접촉 의사의 65%가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곧 ‘글리벡’, ‘스프라이셀’, ‘태시그나’, ‘아바카비어’, ‘셀센트리’ 등에 대해서도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메드코는 비용절감을 노리고 유전 변이에 따라 제네릭과 브랜드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그 필두로 곧 제네릭이 나올 ‘플라빅스’와 새로운 브랜드인 ‘에피언트’가 비교연구 대상으로 지정됐다.  

 

 몇몇 미국 병원도 분자진단 및 타깃치료를 전면 도입하기 시작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이 최초로 매년 5000~6000명에 달하는 모든 암환자의 종양 유전자형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실리콘벨리의 엘 카미노 병원이 지역병원 최초로 진료에 유전학을 도입해 모든 치료 카테고리에 개인맞춤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심장환자의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고콜레스테롤, 조기 심장마비, 심근병증 위험을 예측하며 스타틴, 플라빅스, 와파린, 항우울제 항정신병제 등의 처방 전에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미국 의료개혁 법안이 의료품질 향상 병원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개인맞춤의료가 비용절감 및 품질에 도움이 증명되면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메드코가 미국에서 의사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8%가 환자의 유전자가 약물반응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약물유전학 교육을 받은 의사가 23%, 관련 정보를 갖췄다고 생각하는 의사가 10%, 분자진단 검사를 주문한 경험이 있는 의사가 12%에 그쳤고 57%는 분자진단을 주문할 만큼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응답해 의사를 위한 개인맞춤의료 교육 및 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제약사에 개인맞춤의학과 관련된 의사 교육 및 커뮤니케이션의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다. 아니면, 의사가 이를 보험회사에 맡기거나 유전자 카운슬러를 고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카로린스카 인스티튜트가 유럽의 학계·의료진·환자그룹·정부·업계의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가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의 부재가 개인맞춤의료 제품 및 서비스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만큼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과학발전을 따라가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김자연 기자 (nature@bosa.co.kr) 입력 : 2010-06-28 오전 5: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