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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별과 그린 라이프

`한국, 더 이상 패자 아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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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더 이상 패자 아니다`

김민섭 [Dr. rafael] 2010. 2. 25. 12:37

 

 한국, 더 이상 패자 아니다.

스스로를 늘 중국과 일본에 치이고 세계로부터 무시당하는 존재로 여겨온 한국이 이제 경제, 국제정치적으로 성장해 그런 피해자, 약자의 지위를 벗어나게 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5일 평가했다.

이 신문의 아시아담당 편집장인 데이비드 필링은 '한국, 더 이상 패자 아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이 특히 최근 세계적 금융위기를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잘 극복했으며, 이 위기는 상황이 결정적으로 한국에 유리하게 반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 그는 인구가 20배나 되는 인도의 경제와 같은 규모이고, 영국보다 수출액이 많은 사실을 상기시켰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소니의 값싼 대용품 정도로 간주됐던 삼성은 지난해 매출액에서 휴렛패커드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기술회사로 성장했으며, 올해 수입은 일본의 최고 전자제품 회사 15개를 합친 것보다 많게 될 것이라고 점도 그는 예시했다.

이번 세계 경제위기 대처면에서도 한국은 "좋은 위기"를 겪었다는 게 그의 평가다.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은 빚때문에 침체에 빠져들거나 거의 붕괴 직전까지 간 처지가 됐지만, 한국은 이미 건실한 성장궤도로 복귀, 올해 4.7%의 성장이 예상되고, 재정적자도 요즘과 같이 정부의 재정역할이 중시되는 케인스 학파 시대치고는 지나치게 알뜰한 수준인 총생산의 2%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그는 한국이 "구매력 기준으로 1인당 소득이 숙명적 경쟁자 일본에 비해 5천 달러 밖에 차이 나지 않는 약 2만8천달러에 이르러 숙원이던 부국의 지위에 들어서는 단계"라고 묘사하고 아시아에서 한국 드라마의 한류 현상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세계적 금융위기가 시작된 18개월전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의 금융위기를 예언했으나 그런 예언은 현실화되지 않고 한국 경제는 예상 외로 선전했다며, 150억 달러의 은행 자본확충 펀드 설치, 미국, 일본 등과의 통화 스와핑, 일자리 창출과 녹색경제에 초점을 맞춘 적절한 경기부양책 등 정부의 신속대응 조치의 성과를 평가했다.

그는 또 한전 중심의 컨소시엄이 경쟁국 기업들을 물리치고 아랍에미리트의 200억 달러규모 원자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하고, 현대차가 도요타의 리콜 사태 이전부터 미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 간 것 등의 한국 기업의 선전 사례를 소개했다.

이러한 '주식회사 한국'의 성공과 함께 외교적으로 한국은 미일관계의 악화와 중미관계의 긴장 덕분에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새로운 제일 좋은 친구"가 됐으며, 이것이 한국의 G20 유치에 도움이 됐다고 필릴 편집장은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성공 가도를 달리는 한국이 "커다란 도전들"에 직면한 사실도 지적했다.

한국의 성공은 지나치게 삼성과 같은 거대 재벌들에 의존한 것인데, 이들 기업은 아직 세계 일류의 기술혁신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

서비스 산업 부문의 저발달,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자원을 신속 재배치하기에는 지나치게 경직된" 노동시장 등도 그의 지적 사항에 포함됐고, 한국 경제가 중국 경제에 업혀 가는 상황도 중국 경제가 불안정해질 때 위험 요소로 꼽혔다.

이밖에 한국 사회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성 증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인해 일본식 저성장이 재연될 전망도 그는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 문제의 상당수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성공의 산물"이라며 거듭, 영국과 프랑스마저 바짝 뒤 쫓게 된 한국이 약자의 그늘에 숨어 있을 때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한국의 역사를 감안할 때 한국민이 김연아의 어깨에 민족 자존심의 무거운 짐을 올려놓는 것이 이해되지만, 설사 이번에 김연아가 미끄러져 금메달을 못따더라도 한국민은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그는 칼럼을 마쳤다. (연합뉴스)